[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계속 확산되면서 각분야 산업과 소비시장에 대한 영향이 가중돼 경제적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4일 신화망(新華網)은 지난 3월 중국에서 최초 신종 AI감염 사례가 드러난 후 가금 업계의 경제적 손실이 이미 100억 위안(약 1조8200억원)에 육박하는 등 AI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축산업 협회 통계에 따르면 AI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와 농가가 4400여만개에 달하고 갓 부화한 병아리의 일일 손실액은 2000~3000만 위안(약 36억~54억원), 생닭의 하루 손실 금액은 1억 위안(약 182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업 협회 관계자는 "병아리와 닭고기, 계란 등 모든 제품의 가격이 폭락했다"며 "품질이 좋은 황우육계(黃羽肉雞)의 경우 500g당 8위안 하던것이 현재 2위안대로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면서 "심각한 문제는 가격이 낮아도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신화망은 상하이(上海)시 당국이 가금 농가에 닭 한마리당 2위안씩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농가의 손실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상당수의 가금 농가가 향후 양계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초상(招商)증권 애널리스트는 "AI로 상하이와 난징(南京) 등지의 가금 거래가 잠정 중단되면서 가금 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AI의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가금 업계 뿐만 아니라 요식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하이 요식업체들의 영업 수입이 급락했는데, 닭요리를 제공하는 중식 체인인 전딩지(振鼎雞)의 경우 최근 매출액이 80%나 급감했다.
중국 음식 중 대표 요리로 손꼽히는 베이징 카오야(북경 오리구이)를 판매하는 취안쥐더(全聚德·전취덕 002186) 상하이 매장들도 착석률이 평소의 70%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닭고기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맥도널드, KFC 등 외국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AI의 여파로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14일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KFC의 지난 3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6% 하락했다며, KFC의 모회사 얌브랜드측이 AI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면서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AI의 여파가 항공과 관광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관광 업계 관계자는 오는 5월 1일 노동절 휴일을 맞아 관련 관광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AI의 영향으로 예약율은 물론 문의 전화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3대 항공사인 중국 국제항공과 남방항공, 동방항공의 주가도 모두 10%이상 급락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2003년 사스, 2009년 H1N1 조류 독감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주민들이 외출과 관광을 꺼리면서 항공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까지 중국에서 신종 AI 환자는 모두 60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1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