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목희·노영민·홍영표 "추측과 편향에 기초한 보고서"
[뉴스핌=함지현 기자] "기본이 안 돼 있고 정치적 편향에 싸인 보고서다."
이목희(가운데) 민주통합당 의원, 노영민(오른쪽), 홍영표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통합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평가위원회가 발표한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사실보다 추측에 근거했고 합리보다 편견에 기초한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선대위에서 핵심 보직을 가진 사람들은 대선 평가위 조사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응답의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에 거의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대선 전 과정에 대해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평가한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정략적 목표가 개입해 퇴색된 평가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보고서의 내용을 하나씩 들어가며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 의원은 문 의원을 지지한 표 중 45%는 안 후보의 지지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고서에 안 후보가 문 의원을 지지해 선택한 지지자가 10.5%라고 나와 있다"며 "45%라는 수치가 어디서 나왔는지 근거를 보내달랬더니 아직도 보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국면에서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이 안 후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을 낸 것에 반발, 안 후보와 안 후보와의 연대설이 돌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을 겨냥하는 모양새도 보였다.
대선평가위가 후보 단일화와 관련, 마지막에 문 의원이 안철수 당시 후보의 마지막 요구 사안을 빨리 수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평가"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안 후보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가가 객관적이려면 안 후보측의 마지막 단일화 협상 제안의 내용이 무엇이었고 합리적이었는가를 먼저 평가해야 한다"며 "문 의원과 안 후보는 단일화를 놓고 경쟁한 동등한 후보였지 억지로 부리는 땡깡을 받아들일 입장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노 의원은 "협상 마지막에 박선숙 본부장과 이인영 본부장 간 특사회동을 앞두고 3대3 협상이 있었는데 박 본부장이 3대3 협상에서 합의된 부분을 완전히 뒤엎어버리는 요구를 했다"며 "이는 신의성실원칙에 어긋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새 정치를 내세우며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를 사실상 요구하더니 (이 대표와 지도부가) 사퇴하니까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면서 "후보의 의중을 대변한다는 사람의 주장조차 안 후보에 의해 뒤집혀지는 것을 보면서 비합리적 요구가 안 후보의 입장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결과에 불복한 후보자에 대한 언급이 빠진 점을 들며 "정치적·정략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패배의 첫 단추는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당내 경선과정에서 분란이 발생한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잉태된 당내 분란이 결국 경선 이후 주요 후보의 경선 불복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것이 당 분열과 당력 결집 실패, 선대위를 세 캠프로 꾸릴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며 "당내 경선에서 공정성에 대해 근거 없이 이의를 제기한 사람에 책임을 묻고 경선 이후 불복으로밖에 볼 수 없는 두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사실상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겨냥한 것이다.
이 밖에도 "당내 486이 이번 대선에서 무슨 잘못을 했길래 한 챕터로까지 다루면서 당내 큰 자신인 젊고 개혁적인 자산을 흠집 내는 데 혈안이 돼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보고서는 모래와 쌀이 뒤섞인 보고서다. 뒤섞인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에 맡기겠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선거의 구도 자체가 질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그는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선대위가 의사결정의 집중에 문제가 있었다. 뼈아프게 돌이켜보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모습"이라면서도 "그러나 충청과 50대, 저소득자에 지는 상황은 축적돼 온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7년 대선에는 아무리 해도 40:60의 구도였지만 민주당이 이긴 것은 이인재 의원의 출마와 IMF 때문이었다"며 "2002년은 아무리 구도를 합쳐도 45:55였지만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선거판을 뒤흔든 이슈가 생겨났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그런 이슈도 없고 만들어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구도가 48:52였다고 볼 수 있다"며 "선대위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평가서가 선대위의 잘못도 지적하고 잘못된 구도도 평가해 사실상 당의 갈 길과 구도를 바꾸는 계획을 세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가서는 도대체 무엇에 도움이 됐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이목희 의원은 이 자리에서 "보고서가 본질과 현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기본문제와 주요문제를 구분하지 못하며 주요 측면과 부차적 측면이 구분 안 되는 보고서"라며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충청과 50대, 저소득층으로부터 지지가 낮은 상황에서 출발했는데 선대위 기간 동안 우리가 현저히 낮은 지지도를 우위로 가져갈 방안이 있었던가 등을 되물어야 했다"며 "민주당과 문 의원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사랑을 갖게 하고 다시 이런 일이 반복 안되도록 교훈과 전략을 담은 보고서와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그는 "선대위가 잘못했다고 평가서를 작성한 주체들이 한 비판대로 했다면 선거에서 이겼을지 반문하고 싶다"며 "보고서가 사실과 관계 없이 왜곡된 가공에 근거한 내용이 많다. 주요사실을 공개하는 백서를 빨리 만들어 국민 앞에 공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문건은 많이 일그러져 있지만 중앙위 정도에서 긴 토론을 통해 수정과 보완을 통해 채택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대선평가위원회는 ▲사전 준비와 전략기획 미흡 ▲당 대표 등 지도부의 책임의식과 리더십 취약 ▲계파정치로 인한 당 분열 ▲민주, 미래, 시민캠프 등 방만한 선대위 구성 및 컨트롤 타워 부재 ▲문재인 전 후보의 정치역량과 결단력이 유약 등이 18대 대선 패배의 원인이라는 대선평가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