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4월 금통위, 달리는 말에 채찍질할까

기사입력 : 2013년04월01일 10:48

최종수정 : 2013년04월01일 10:54

- 전망치 동결에도 '지원사격' 나설 듯

[뉴스핌=김선엽 기자] 정부가 지난달 28일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3%에서 2.3%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오는 11일 열리는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7월, 10월과 마찬가지로 수정경제전망 발표와 함께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금통위의 반란'에 대한 기대감도 포착된다.

◆ 추경 12조+α…'구축효과' 있다? 없다?

채권시장에서 추경 논의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불붙은 가장 큰 이유는 '구축효과' 때문으로 해석된다.

구축효과란 정부의 재정적자 또는 확대 재정정책으로 이자율이 상승해 민간소비와 투자활동이 위축되면서 기대한 만큼의 경기부양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통상 추경을 실시하면 국채발행이 증가하면서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경기부양 효과를 일부 제한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 한은 조사국 계량모형부 박양수 부장은 지난달 말 "추경을 하는 경우 국채발행이 늘어나서 시장금리가 오르기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금리 타게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정책의 구축효과를 완화시켜 경기부양 효과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금리타게팅을 취하는 경우 채권금리(RP 7일물 금리)를 정책금리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 통화량을 자연스럽게 늘리게 되므로 통화량목표제를 취했던 과거와 달리 자동적으로 재정정책의 구축효과를 감소시킨다는 설명이다.

◆ 4월 수정경제전망, 한은이 내놓을 숫자는

구축효과가 크지 않다고 볼 때, 4월 한은이 내놓을 연간 경제성장률은 1월에 비해 크게 후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월 지표가 전년대비 악화되기는 했지만 한은은 여전히 '완만한 회복세'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김 총재 역시 최근까지 대내외 경제의 완만한 회복 기조에 무게를 둬왔다.

정부 전망치가 푹 가라앉았다고 해서 한은이 하루 아침에 전망 숫자를 크게 낮출 가능성은 많지 않은 데다가 이번 한은의 연간경제전망에는 추경의 효과가 반영될 가능성이 더 높다.

한은 조사국 이재랑 팀장은 "추경의 규모와 진행과정, 국회의 입장 등을 살피고 나서야 추경의 효과를 성장률에 반영할 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와 내용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불가피한 상황이긴 하지만 추경효과 자체를 배제하고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의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10조원의 경기부양용 추경에 대해 동부증권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0.24~0.32%p, NH농협증권 신동수 연구위원은 0.5%p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추경 규모가 10조원이면 GDP의 0.7%p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추경을 실시하는 경우에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숫자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어찌됐건 추경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를 반영하면 기존 전망치인 2.8%에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 '금통위의 반란' 나올까

성장률 조정치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데다가 구축효과 마저 크지 않다고 보면 4월 동결 가능성도 남아있다.

4월 '금통위의 반란'에 대한 기대가 꺼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3월 말 한은 금통위가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기존의 9조원에서 동결하면서 정부와 한은이 부딪치는 모습으로 해석됐지만 4월 금통위가 다시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확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은 금융기획팀 장한철 팀장은 지난달 28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현재 구체적인 총액한도대출제도 개선방안을 검토중에 있으며 검토 완료 후 금통위의 의결을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이 정책금리라는 큰 칼 대신에 총액한도대출이라는 미시적인 정책공조를 취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월 금통위까지 금통위원 전반의 일관된 입장은 현재의 기준금리는 완화적인 수준이며 지금은 금리정책보다는 (총액한도대출 등) 신용정책의 유효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중수 총재 역시 최근들어 미국의 연내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과 저금리의 폐해 우려를 언급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조사국의 한 관계자는 "총재가 정치적인 색채가 강해 보이긴 해도 아카데미컬한 측면에서는 좀처럼 타협하지 않는 고집이 있다"며 "미국 등의 회복세가 분명한데도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에 쉽게 동의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 달리는 말에 채찍질, 성장세 지원할까

추경으로 인한 구축효과가 크지 않고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정부의 압박에 한은이 굴복하는가, 마는가'로 한은을 보는 프레임이 좁혀진 것이 다소 아쉽지만 통방 결정문에서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이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았던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경기회복의 기대를 형성하려고 하는데 한은이 먼저 나서 초를 칠 이유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통상 정책효과는 양면적이다. 정부가 추경을 실시할 경우, 경제주체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형성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경기위축에 대한 기대 속에 추경으로 인한 증세까지 걱정하며 지갑을 닫을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의 목표가 당연히 전자 쪽이라고 본다면 공신력 있는 한은의 지원시격이 정부로서도 절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한은이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실제 금리인하의 기술적 효과를 떠나서 정부에 이어 한은까지 경기부양에 동참할 경우 경제주체들의 기대는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 "최상목, 몸조심하라" 논란 [서울=뉴스핌] 윤채영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지금 이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유기는 현행범으로 체포 가능하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을 직무유기라고 보고 언제든 체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직무대행을 한다는 최상목 부총리가 국헌문란을 밥 먹듯 하고 있다"며 "국회가 추진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고 의무란 사실을 헌재가 확인까지 했는데, 지금까지 안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5.03.19 photo@newspim.com 그는 "단순한 법률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무유기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중직무 유기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직무유기 현행범이고, 지금 이 순간도 직무유기 현행범죄 저지르고 있다. 경찰이든 국민이든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상위 공직자가 아예 대놓고 그것도 상당기간 헌재 판결까지 났는데도 헌법상 의무 이행 않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3-19 11:12
사진
이복현 "MBK파트너스 검사 착수"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 인지했음에도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9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를 오늘 오후부터 바로 착수하겠다"며 "MBK가 홈플러스 정상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우리금융 경영평가등급과 홈플러스 사태, 상법 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3.19 pangbin@newspim.com 홈플러스와 MBK는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사전에 인기했음에도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2월 25일 자금조달을 목표로 카드사에 납부할 이용대금채권을 기초로 한 8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채권(ABSTB, 전단채)을 발행했는데, 자금조달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도 채권을 발행했다며 형사고발까지 예고한 상태다. 이에 김광일 MBK부회장은 "2월 25일 오후 4시쯤 신평사 한곳으로부터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되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달받고 다음날 26일 오전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28일 오후 늦게 한 등급 하락이라는 최종 결과를 통보 받았다. 사전에 미리 알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기업회생을 사전에 준비한 적도 없다"고 해명한바 있다. 반면 전단채를 발행한 신영증권 금영호 사장은 18일 국회 정무위 현안질의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고 해서 3~4일 우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등급 하락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이번 사태와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평사 2곳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과 전단채 발행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MBK에 대한 검사도 추가로 진행한다. 금감원이 사모펀드를 검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이날 오후부터 시작된다.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을 중심으로 별도의 테스크 포스(TF)를 구성해 MBK가 흠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전단채를 발생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또한 검사와는 별개로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FT를 유지하며 이번 사태로 인한 후폭풍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검사에 앞서 MBK 진정성 없는 태도를 다시 한번 질타했다. 이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결정권자인 김병주 MBK 회장이 국회 현안질의에 불참한 것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MBK가 홈플러스 정상화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다각적인 부분을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2025-03-19 11: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