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층에서도 조망권은 충분... 최고층으로 갈 이유 사라져
[뉴스핌=한태희 기자] 아파트 '최고층 선호' 현상이 시들해지고 있다.
중상층에 해당하는 기존 로열층이 최고층을 대신해 가장 높은 분양가와 시세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상층도 조망권이 잘 갖춰져 오히려 꼭대기 층에 비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같은 아파트 동이라도 로얄층 매맷값은 최고층 매맷값보다 평균 5~10% 비싼 값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전망이 좋은 최고층보다 로얄층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 매맷값이 역전됐다는 게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동 샛별삼부 아파트 전용면적 59㎡ 기준 로열층 매맷값은 2억8000만원이다. 같은 아파트 전망이 가장 좋은 최고층의 매맷값은 1000만원이 더 싸다.
2000년대 초반 건립된 성남시 정자동 파크뷰 전용면적 85㎡ 로열층 매맷값은 7억4000만원으로 최고층(33~34층) 매맷값 7억원보다 4000만원 높다.
한강 조망권을 가진 용산구 이촌동 한강자이아파트 전용면적 165㎡형 로열층 매맷값은 17억5000만원으로 최고층(24층) 매맷값보다 5000만원 비싸다.
사람들이 로얄층을 선호하는 이유는 생활하기 편하고 나중에 팔기도 쉽기 때문이다.
2000년 초반 조망권 바람이 불며 최고층을 선호하던 현상에서 다시 복귀하고 있는 셈이다. 한강 조망권이 주목받으면서 2000년부터는 전망이 가장 좋은 최고층이 아파트 가격을 결정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층이 로얄층보다 분양가가 높은 현상도 일어났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열린공인의 한 중개사는 "10년 전에는 사람들이 조망권 좋은 아파트를 많이 찾았다"며 "전화해서 한강이 잘 보이냐고 묻던 사람이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부동산랜드의 한 중개사는 "전망 좋은 층을 많이 찾던 때가 있었다"며 "같은 동이라도 최고층이면 (로얄층보다) 더 비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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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강서 한강자이아파트의 조감도. |
로얄층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란 게 중개사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요즘은 아파트를 건립할 때 조망권을 다 확보하기 때문에 굳이 최고층으로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상암동 부동산랜드의 한 중개사는 "최근 지어진 아파트에서 조망권은 기본"이라며 "사람들이 로얄층에서도 전망이 좋은데 최고층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시 정자동 두산공인의 한 중개사는 "로얄층에서도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층일수록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