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B "키프로스에 유동성지원 25일까지만" 압박 수위 높여
-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 받아들일 수 있다"
- 미국 주택지표 등 경제지표 개선세 일관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장중 다우지수가 세자리수의 낙폭을 보이는가 하면 나스닥지수도 1% 가량의 하락을 연출했다. 오후 들어 일부 만회를 시도했으나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은 섣불리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62%, 90.24포인트 하락한 1만 4421.49에 마감했고 S&P500지수도 0.83%, 12.90포인트 내린 1545.81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0.97%, 31.59포인트의 낙폭을 보이며 3222.60을 기록했다.
시장은 전일 상승 랠리를 재개하며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는 모습이었으나 일각에서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긴급 유동성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며 완강한 입장을 내비쳐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ECB는 키프로스의 은행권에 제공한 긴급 유동성 지원(ELA)을 25일까지만 유지하고 이후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 회원국의 지원으로 은행권 상환불능에 대한 리스크가 제거돼야 ELA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키프로스 정부가 오는 25일까지 58억 유로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구제금융을 제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U의 한 고위관리는 유럽 전체에 미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키프로스 정부는 러시아와 50억유로 규모의 차관을 지원받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나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키프로스에서는 2위 은행인 키프로스 포퓰라은행(Cyprus Popular Bank)이 이날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 은행은 ATM(자동현금인출기)의 하루 인출 가능금액을 260유로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양호한 개선세를 보였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국의 2월 기존주택판매는 0.8% 증가한 498만채를 기록해 이전달의 494만채보다 개선세를 보였다. 시장 전망치인 500만채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기록적인 수준의 모기지 이율을 제공하면서 주택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주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 개선에도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또 2월 경기선행지수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개선세를 기록하며 미국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음을 방증했다.
컨퍼런스보드는 2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5% 상승해 3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0.4% 수준의 상승을 예상했었다.
그 외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3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플러스 2를 기록해 미국 대서양연안 중부 지역의 제조업경기가 확장세를 다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주문과 고용시장의 개선에 따른 효과로 직전 2개월간 보였던 수축세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신규 주문은 2월의 마이너스 7.8에서 3월 0.5로, 같은 기간 고용지수는 0.9에서 2.7로 개선됐다. 신규 주문지수는 작년 9월 이후, 고용지 수는 작년 4월 이후 각기 최고를 기록했다.
또 지난주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비 소폭 증가했으나, 4주 연속 추세는 5년래 최저 수준을 보이며 미국 고용시장 회복세 전망에 힘을 실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계절조정수치로 33만 6000건으로 전주비 2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발표된 직전 주의 33만 2000건에서 34만 2000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 본 전문가 전망치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클레인탑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 몇년간 3월말~4월초 시장은 5~10% 가량의 조정을 보여왔다"며 "이후에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이 시장을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P 하위업종들은 기술주와 금속주의 주도 하에 약세를 연출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은 15개월래 가장 큰 폭의 실적 악화를 보이면서 10% 가까운 낙폭을 보였고 휴렛팩커드(HP)는 주당 14.52센트의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2% 이상 하락했다.
나이키와 마이크론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