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긴축선언, 금융리스크 강력 대응
중국발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및 세계 금융기관과 경제전문가들은 성장둔화 조짐과 부동산 거품, 은행권및 기업실적 악화, 지방정부 채무압박과 여러 정황에 비춰볼때 중국에 실제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 통화당국도 이런 기류를 감지한듯 거품제거 등 사전 위기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의 통화긴축을 선언하고 부동산 등에 끼어들고 있는 거품과 인플레의 예방을 위해 절치 부심하고 있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경제 각부문의 이상징후와 금융위기 발발의 현실화 가능성을 긴급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의 2012년 중국 경제 성장률은 13년래 최저치인 7.8%로 떨어졌다. 올해도 8%대 성장률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서방경제의 불확실성도 중국 경제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 내수 역시 눈에 띄게 호전되는 기미가 없다.
유럽은 여전히 채무위기가 잠복중이고 중국의 대미 수출은 미국 경제의 호전 기미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활기를 띠지 않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 1~2월 15%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전년동기 대비 8%포인트 이상이나 하락한 것이다.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며 중국 증시에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미래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며 중국 A주 증시를 떠나고 있다.
미국의 월가 경제분석가들은 현재 2300포인트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상하이 종합지수가 연내 2000포인트 이하인 1900포인트 선으로 미끄러져 내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가득이나 맥을 못추고 있는 상항이 종합지수가 앞으로도 10~15% 포인트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가도 계속해서 중국 경제를 짖누르는 악몽이 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2월 3.2%를 기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관계자는 3월에는 이수치가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 한해 전체적으로 볼때 물가관리가 그렇게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국책연구기관과 상당수 중국경제 전문가들은 3사분기에 들어서면 물가가 중국 경제 운영의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제 각 부문의 거품을 우려한 중국 중앙은행는 한달전인 지난 2월 20일 이후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한 이후 지속적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3월 21일에도 RP발행을 통해 480억위안을 회수했다. 연속 5주째 순 자금 회수 총액은 1조110억위안에 달했다.
공개시장 조작의 형태로 이뤄지는 이런 통화긴축조치는 중국 당국이 감지하는 인플레압력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말이후 나왔다가 한동안 조용해진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도 최근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의 금융위기 현실화 우려는 특히 정부의 초강력 규제를 비웃듯 자고 나면 치솟는 부동산 과열 때문에 한층 고조되고 있다. 통화당국의 지도하에 핑안은행의 경우 지난 2월 설 이후 모든 주택 담보대출 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내 다른 상업은행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인민은행은 일부도시에서 부동산 구입시 은행 대출금 비율을 대폭 줄이고 이율도 높이는 등 긴축을 강화하고 있다.
상업은행 대출을 직접 규제하는 행정조처외에 '국 5조'와 연속 초강력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어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대부분 도시의 주택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일반 아파트가 ㎡당 5만위안을 넘은 것은 물론 10만위안을 돌파한 곳도 나왔다.
노무라 증권의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의 부동산 과열 조짐과 관련, 부동산 거품과 은행 부실등이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서브프라임모기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은행과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차입금 확대에 나섰는데 최근 통화당국이 인플레 압력을 우려해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자금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학자 홍콩중문대의 랑센팡 교수는 한층 직접적으로 "은행위기가 이미 시작됐으며 지방정부의 채무위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실적 악화에 따른 주당 순자산가치 급락 등이 하나의 전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증시의 16개 상장은행 가운데 10개 은행주 주가가 이미 주당 순자산 가치를 밑돌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주가 최근 증권시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금융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