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신화 저물고 하우스푸어 양산 우려 확산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발 금융위기의 경고음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거품이 중국 금융시장 붕괴를 초래할 도화선이자 화근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경제와 금융 전반의 위기상황을 분석해 보면 그 시작점과 도착점이 모두 부동산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도 지난 2008년 미국의 부동산발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분석 보고서가 줄을 잇고 있다. 은행 대출로 부동산 투기가 횡횡하고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가계부문이 파산하고, 이것이 다시 은행도산으로 연결되면서 중국에서 부동산발 금융위기가 발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중국의 은행권은 실적부진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은행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항생중국기업지수(HSCEI) 종목의 평균 PER 7.3배에 못 미치는 6.4배 그쳤다며 시장의 불안감을 전달했다.
중국 은행들이 지난 몇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7월 금리 변동폭을 확대한데다 경기둔화로 인해 부실대출의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 실적 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해 졌다고 분석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은행권의 부실과 위기의 원인이 금융시스템 자체가 아닌 부동산 시장 과열이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달 초 부동산 거래 차익의 20%를 개인 소득세(양도소득세)로 부과하기로 하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해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전히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급등하며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중국 70여개 주요도시 중 신규분양가격이 1월보다 오른 곳은 66곳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의 비정상적인 호황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동산 거품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는 날에는 곧바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3대 큰 손을 중앙정부, 지방정부 및 핫머니로 보고있다. 중앙정부가 물가안정과 경제연착륙을 위해 부동산 억제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많은 지방정부가 막대한 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일단 침체 조짐을 보이면 부동산에 쏠려있던 대량의 핫머니가 썰물처럼 빠지고 시장의 거품이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 금융기관들은 이미 중국의 금리인상과 긴축정책을 예측했고, 2013년 양회에서 연임된 중국 인민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은 실제 물가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밝혀 인플레 대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중국의 유명 부동산 분석가 뉴다오(牛刀)는 최근 중국의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부동산 붕괴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 달러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중국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부동산 시장은 자금부족으로 결국 침체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강력하고 경고하고 나선 경제전문가 랑셴핑(郞咸平)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붕괴는 은행권의 몰락을 초래하고 그간 은행 담보대출을 통해 부동산 매입에 가담했던 가계 부문에서 대량의 하우스푸어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량셴핑은 빠르면 2년 안에 아무리 늦어도 10년 안에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