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와 이에 따른 금융위기를 예고했던 세 가지 전조가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부동산 가격과 동반 급증하는 레버리지, 여기에 잠재 성장률 하락 등 굵직한 위기 요인이 동시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세계 2위 경제국의 경착륙 리스크가 크게 희석됐다는 안도감이 번지는 상황이 나온 경고여서 주목된다.
노무라는 18일 중국이 구조적인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위기와 같은 형태의 부동산발 금융시스템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렸던 2001~2006년 사이 집값은 84% 뛰었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4~2012년 집값이 1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최근 민간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4~2009년 상승률이 2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레버리지 비율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이라고 노무라는 강조했다.
2008년 121%를 기록한 GDP 대비 레버리지 비율은 2012년 155%로 상승했다. 최근 5년 사이 GDP 대비 레버리지가 34% 급증했으며, 이는 위기 이전 미국의 5년간 증가율인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마지막 경고 신호는 잠재 성장률 둔화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노무라는 수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이 때문에 경기부양책 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 정책자들과 투자가들은 기술 혁신에 따른 성장률 개선에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고 있고, 구조적인 잠재성장률 하락이 아닌 경기순환 사이클 상 단기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무라는 중국 지방 정부가 부동산 시장 버블이 무너질 때 동반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업계에 제공한 여신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노무라는 여전히 중국 정부가 구조적인 위기를 차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지난주 열린 인민은행(PBOC)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은행 측은 리스크 통제를 최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