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간 2교대 체제 도입 후 2주째 ‘특근 거부’
[뉴스핌=김기락 기자] 자동차로 레저 생활을 할 수 있는 오토캠핑카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쌍용차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는 동안 쌍용차는 잔업에 특근까지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싼타페 길이를 늘인 맥스크루즈 출시에 이어 그랜드 스타렉스 오토캠핑카 판매에 나섰으나 노조가 특근을 거부,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 쌍용차는 이들 차종과 경쟁 관계인 코란도 투리스모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SUV 판매 증가 추세에 ‘오토캠핑족’ 수요를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현대차 SUV 판매량은 총 88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5% 올랐다. 같은 기간 승용차 판매량이 24.1%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관련 업계는 SUV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맥스크루즈는 지난 7일 출시 첫 날 400대 이상 계약에 이어 14일까지 1550여대 계약됐다. 4802만원짜리 그랜드 스타렉스 오토캠핑카도 40대 안팎이 계약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속이 편치 않다. 지난 9일부터 현대차 노조가 울산 및 아산공장 등 전 공장에서 특근을 거부,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특근 거부는 9일에 이어 지난 주말에도 이어지는 등 장기화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지난 4일부터 시행된 주간 2교대 체제에서 비롯됐다. 주간 2교대 체제는 주말에도 평일과 같은 주간1조 8시간·주간2조 9시간의 ‘8+9’ 형태다. 사측과 노조도 이미 이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주말특근 시간이 종전보다 총 3시간 늘어 UPH(시간당 생산 대수)가 올라 노동 강도가 심해졌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주간 1조, 2조 각각 기존 14시간 철야근무 특근 금액만큼 모두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사측은 주간 2교대 도입 전 주말 14시간 철야 특근이 장시간 근로와 특근비 산정 방식 등에 불합리성이 있어 특근비 전체를 보전해 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금보전은 노사 간에 합리적으로 합의를 더 진행해야 하는 사안으로 일방적으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3공장 의장라인<사진 현대기아차 제공> |
현대차 일선 영업 현장에서도 속이 타들어 간다. 현대차 잠실점 관계자는 “맥스크루즈의 경우 고객 인도 일자 예측이 어려워 계약을 못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요가 있음에도 생산 차질 때문에 판매에 어려움이 계속되는 것이다.
반면 쌍용차는 내심 웃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쌍용차가 오토캠핑을 위한 마케팅일 지속해왔고, 최근 출시한 11인승 코란도 투리스모의 인기가 치솟고 있어서다.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가 그동안 개척한 오토캠핑카 시장에 대한 활력을 현대차가 신차를 통해 불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대차에서 벌어지는 생산 차질이 쌍용차 영업소의 차량 관련 문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난달까지 882대 판매된 코란도 투리스모가 15일 기준 3200대 이상 계약됐다. 이에 따라 쌍용차 평택공장 2생산라인은 평일 3시간 잔업(주 2회~3회)과 토요일 특근을 재개했다. 코란도 투리스모 판매는 쌍용차 부활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의 인기에 대해 가격 대비 성능을 꼽고 있다. 쌍용차 강남 지점 관계자는 “소형 버스만한 덩치지만 체어맨W와 동일한 서스펜션을 적용, 승차감이 경쟁 차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레저문화 열풍에 힘입어 계약이 더 늘 것”이라며 “조립공장도 잔업 및 특근을 실시하는 등 2013년 쌍용차의 견인차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반 분위기만 몰아가면 맥스크루즈와 그랜드 스타렉스 오토캠핑카 소비자를 얼마든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현대차 노조로 인해 같은 시기에 태어난 두 회사의 ‘차운(車運)’이 대비되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