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제조업에 편중된 고정투자 비중을 서비스업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17일 지적했다.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의 김태정 선임연구원과 이정익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 고정투자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고정투자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및 무형고정투자를 포괄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설비투자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각각 54.0%와 38.2%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각각 25.2%와 57.9%임을 감안하면 제조업 편중 정도가 매우 심했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도소매, 음식숙박 등 영세한 전통 서비스 업종의 비중이 높은데 서비스 업체의 전반적인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문제는 설비투자가 서비스업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이뤄짐에 따라 서비스업의 노동장비율('유형자산/종업원수'. 건설중인 자산 제외)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는 게 김 선임연구원 등의 진단이다.
보고서는 “고정투자가 제조업에 편중되지 않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유입되도록 해 업종 간 균형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고정투자 증가율은 1980년대 12.8%에서 1990년대 5.2%, 2000년대 2.8%로 꾸준히 하락했다. 고정투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 역시 1990년대 초반 40%에서 외환위기 이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가 지난해 3분기 현재 26.7%까지 떨어졌다.
국내 고정투자 증가율의 장기적인 하락세에 대해 보고서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최근 투자부진이 심화된 것은 경기 요인에 더해 경제 내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2000년대 중반 이후 해외직접투자의 GDP 대비 비율은 크게 증가해 2011년 현재 4.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외국인직접투자의 GDP 대비 비율은 1.2%다.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직접투자를 1% 증가시킬 경우 국내 제조업 종사자수는 0.01%, 설비투자는 0.08%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산은 0.13% 증가하고 노동생산성은 0.02~0.04% 정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해외직접투자의 가파른 증가가 국내투자 및 고용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국내 투자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