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술과 투명한 시장관행이 매력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기업의 대 유럽투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 독일 투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13일 독일 무역투자진흥처 베노 번스(Dr. Benno Bunse) 대표의 발언을 인용, 독일의 우수한 제조업 기술, 엄격한 지적재산권 보호 규정,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 등이 많은 중국 기업들의 대 독일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노 번스 대표는 초기 중국의 대 독일 투자는 바오강(寶鋼), 우쾅(五礦) 등 천연자원 관련 국영기업이 주를 이뤘지만, 2007년을 기점으로 민영기업의 독일 진출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통신장비 전문업체 화웨이(華爲 화위)는 지난 2010년 2000만 유로를 투자해 독일에 연구개발센터와 고객서비스센터를 설립했다. 2012년에는 중국 최대의 건설장비업체인 샨이(三一 삼일)중공업이 3억 6000만 유로를 투자해 독일 최대의 레미콘 업체인 푸츠마이스터(Putzmeister)를 인수했다.
그 밖에 작년 3월 링윈(凌雲)그룹은 세계 최대 자동차 도어록 기업인 독일 키케르트(Kiekert)를 인수했고, 같은해 9월 산둥(山東) 중공업은 7억 3800만 유로에 세계 2위 지게차 생산업체인 독일의 키온(KION)의 지분 25%를 확보했다.
최근 몇년 중국은 유럽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중국의 대 독일 투자규모도 큰 폭으로 늘고있다. 세계 4대 회계법인에 속하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중국의 EU투자규모는 110억 유로(약 142조 원)로 EU의 대중투자 70억 유로를 월등히 앞섰다. 특히 독일은 중국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2009년 중국은 이미 제2의 대 독일 직접투자국이 됐고, 중국기업의 유럽투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독일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기업의 독일 '사랑'의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제조업 기술, 지적재산권 보호에 철저한 법률규정과 선진적인 기업경영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독일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현지직원 200명을 고용한 화웨이는 독일 제조업의 선진기술과 혁신정신을 흡수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복제가 보편적인 중국과 달리 지적재산권 위반에 엄격한 독일의 관련 법규 역시 중국기업이 안심하고 독일에서 연구개발과 생산을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기업경영에서 공무원들과의 '관계'가 중요시 되고, '뒷 돈'거래가 횡행한 중국과 달리 깨끗하고 합리적인 경영환경 역시 중국 기업들이 독일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베노 번스 대표는 "그 밖에도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비행기로 3시간이면 유럽 어디든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 유럽시장과 연결된 탄탄한 물류시스템, '독일생산'을 통한 이미지 제고 등이 중국 기업을 유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대 유럽투자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전체 해외진출 규모에 비해 유럽지역에 대한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중국 기업이 유럽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제2대 은행인 건설은행이 158억 달러를 동원해 유럽의 은행인수에 나설계획이라고 밝혀 중국의 대 유럽 투자가 제조업에서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컨설팅회사 로디엄그룹(Rhodium Group)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2012년 중국의 대 유럽투자액은 100억 달러에 달해 중국의 대미투자액의 두배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