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관련 업체들 거대 중국 시장에 눈독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국영 카드업체 인롄(銀聯 은련 차이나유니온페이)가 독점하고 있는 중국 국내 카드결제시스템 시장에 민영기업의 시장진입을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두 명의 정협(정치협상회의) 위원이 업계의 요청에 따라 '카드결제시스템의 대내적 시장개방'이라는 제안을 제출했다. 카드결제시스템 시장이 중국 국내기업에 개방되면 시장규모 확대는 물론 해외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 시기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업계에서는 중국의 은행카드(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데 반해 카드결제시스템은 국영 기업 차이나유니온페이가 독점하고 있어 카드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번에 카드결제시스템의 개방과 관련된 제안을 제출한 천젠궈(陳建國) 전임 농공당 사무국장은 "선진국에는 만 명당 200대의 판매시점관리(POS)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만 중국의 경우 50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천 사무국장은 선진국의 경우 전체 영업장 가운데 80%가 신용카드가맹점인데 반해 중국의 경우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 전체의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발급된 은행카드는 35억 3000만 장이고, 온라인 업체는 483만 3000개에 달했다. POS시스템은 711만 8000대, ATM은 41만 6000대로, 전체 민간소비액 가운데 은행카드 결제비율은 43.5%에 달했다.
인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차이나유니온페이가 결제시스템을 총괄 관리하도록 결정했을 때는 정보화 수준이 매우 낮았던 시기"였다며 "정보화 수준이 높아진 현재 결제시스템의 민간기업 시장진입의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온라인 결제의 경우 민간 결제시스템 업체와 은행 간의 직접거래가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반드시 유니온페이 시스템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행카드 결제시스템 시장에 민간기업의 진입이 가능해지면 중국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거대한 블루오션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자유로운 시장진입으로 인해 다양한 결제서비스가 개발되고, 관련산업의 발전도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최근 주목하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 서비스의 경우 중국에서는 모호한 관련 기준으로 인해 발전이 더딘 상태다.
천 사무국장은 "은행카드 결제시스템의 개방은 다양한 상품과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에 큰 도움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카드업체와 결제시스템 회사들은 그간 중국 시장을 호시탐탐 노려왔다"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선(先)개방은 시장발전과 국내기업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