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출시 후 지난달 첫 내수 4000대 미만 판매
[뉴스핌=김기락 기자]기아차가 위험하다. 안방에선 ‘형님’ 격인 현대차에 치이고 잘 나가던 K 시리즈의 약발도 약해지고 있어서다. 기아차의 간판 모델인 K5는 2010년 5월 출시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4000대 미만으로 곤두박질치며 기아차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차 해외 판매량은 17만2454대로 지난해와 견줘 13.8% 줄었다. 내수는 3만2900대에 그쳐 17.8% 쪼그라들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최저 판매량을 찍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 지난달 총 판매량은 20만53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5% 떨어졌다. 현대차가 1.5% 오른 점을 감안하면 한 집안 속의 희비가 엇갈렸다.
기아차를 ‘대변’하는 K 시리즈가 맥을 못 추고 있다. K5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3966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43.9% 줄었다. K5가 4000대 미만으로 주저앉은 것은 2010년 5월 출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해 기아차의 국내 및 해외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온 K5의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아차 내부적으론 K5 디자인이 잘 나온 덕에 부분 변경 모델 개발의 어려움은 그 어느 때 보다 심했다고 전해진다. K5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현재의 K5 만큼의 인기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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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대 일본 수입차의 공세도 만만찮다. 토요타 뉴 캠리를 비롯해 닛산 뉴 알티마, 혼다 어코드 등 가격을 낮춘 미국산 일본차가 국산 중형차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단적으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최근 2013년형 뉴 캠리에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등 사양을 달고도 판매 가격을 동결했다.
이와 함께 뉴 K7은 지난해 11월 출시 후 12월 4633대까지 치솟다가 올들어 1월 2697대, 지난달엔 2125대로 떨어졌다. K9도 지난달 510대에 머물러 기아차의 상품성 및 마케팅 강화 계획을 우습게 만들어버렸다. 두 차종 모두 수입차를 겨냥했지만 신차 효과를 빼면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고 관련 업계에선 본다.
K3는 지난해 12월 6987대에서 올해 1월 4005대, 지난달엔 4240대가 팔렸다.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K9ㆍK7ㆍK5 판매가 감소하는데다 K3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아차 대표 모델인 K5 판매 저하가 기아차 전체 이미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로 인해 K7ㆍK9 등 K 시리즈의 타격이 우려돼 수입차 시장 대응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큰 그림에서 현대차그룹 전체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이라면서 “내수 및 해외 판매 등 현대차 보다 취약한 기아차에서 이러한 신호가 먼저 드러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