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오석 내정자 인사청문회 미정…차관들은 장관급 승진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우리나라의 경제정책과 예산 및 세제 등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장·차관들의 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제수장이 부재한 상황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1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오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2월을 지나 3월이 돼서도 아직 인사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은 정부가 제출한 현오석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요청서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야당은 요청서에 '부총리'라는 용어를 넣어야 한다며 반대해 결론을 못 내리고 폐회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지난 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내정소감을 말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장관대행을 해온 신제윤 차관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사실상 재정부는 장·차관이 없는 조직이 됐다. |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여당 기재위 간사)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다 손놓고 있다"며 "환율도 엉망"이라고 경제수장 없는 현 상황을 강조했다.
원래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요청서는 제출한 지 20일이 지난 후 추가 10일이 지나도 청문회를 열지 못하면 인사권자(대통령)가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야당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별로 없는데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는 인사청문회도 열릴 수 없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일 신제윤 재정부 1차관과 김동연 2차관은 각각 장관급인 금융위원장과 국무총리실장(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국무조정실장)에 전격 발탁되면서 재정부는 사실상 장차관이 없는 조직이 돼버렸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재정부 장관이었던 박재완 장관은 3월부터 공직에 나서기 전 몸담았던 성균관대에 강의까지 개설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4일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금융위원장 내정자 청문회까지 시간이 있으니 당분간 '투잡(Two Job)'으로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지만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오기 전까지는 실·국장을 중심으로 꾸려나가게 될 것 같다"며 "일단 물가를 중심으로 기존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정권교체기를 틈탄 정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