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스타일'의 중국 대외정책은 보수적 이며 유연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양회(兩會 )가 임박한 가운데 시진핑 새 지도부가 펼칠 중국의 대외 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도약을 거듭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또한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대외정책은 우리나라의 국익은 물론 한반도 정세변화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국가 정부직 주요 인사는 12기 전인대에서 이뤄지겠지만 시진핑 지도부의 외교라인은 이미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부총리급이자 외교 사령탑인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임명되고, 양 부장의 후임으로는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발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알려진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이 장예쑤이(張業遂) 현 주미대사의 후임자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제츠 부장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기용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이 대미관계 개선에 힘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침 미국에서도 신임 미국 국무장관에 존 케리가 기용되면서 중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제츠 부장은 26일 존 케리와 전화 접촉을 갖고 중미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둘은 지난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을때도 긴급 전화통화를 갖고 국제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존 케리 신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역시 인권침해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비해 케리 장관에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인해 급랭한 중일관계는 새 지도부 구성 후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 부장은 지난 해 9월 열린 유엔총회에서 "댜오위다오(센카쿠제도)는 일본이 훔쳐간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일본을 비난했다.
중국은 영토주권에 있어 일본의 역사왜곡과 동아시아 질서 도발에 대한 계략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양회에서 국가주석으로 추대될 시진핑(習進平) 총서기의 외교관(觀) 역시 향후 중국 외교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과 주펑(朱峰)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시진핑과 새 지도부의 성장배경과 역사적 환경을 근거로 새 지도부의 외교방향을 전망했다.
시진핑과 새 지도부를 구성할 인물들은 개혁개방 이후 성장한 세대로 서방 문화와 문물에 대해 매우 개방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 교수는 "이들이 좌파사상이 낳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덩샤오핑이 추구한 실사구시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2012년 국가 부주석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을 보였다.
첫째,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짖는 '여유'를 보여줬다. 둘째, 미국에서 '스스로' 즐길 거리를 찾는, 중국 지도자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견과 국방부 방문 등 공식일정 외에도 농구팀 LA레이커스의 팬을 자처하며 NBA 경기를 관람했다. 이는 기존의 중국 지도자들에게서 볼 수 없는 유연한 모습이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국제사무 처리에서도 잘 나타난다. 인권문제에 대한 갈등에 대해서도 시진핑은 강경하게 반박하기 보다는 "인권의 발전에 있어 최선은 없다. 진보만 있을 뿐이다"라며 우회적 의사전달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주 교수는 이러한 모습에서 심각한 문제를 유연하게 대응하는 시진핑의 전략적 대처 능력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체제 들어서도 중국의 기본적인 대외정책 노선과 원칙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시진핑의 외교에는 분명 '시진핑 개인'의 색깔과 특징이 담길 것이다.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 외교는 원칙의 기초위에 융통성과 실사구시의 성격이 가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새지도부 들어서도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한반도 정책의 골간은 한반도 비핵화, 안정과 평화속의 공동번영이라며 이런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한반도 주변에 긴장이 감돌더라도 시진핑 정부는 남 북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보이며 최대한 균형 감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북한과 전통적인 혈맹 관계를 취해나가겠지만 한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