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에 7주간 최저치로 떨어졌던 유로화가 보합권 움직임을 보였다.
부채위기가 크게 악화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 등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 유로화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가시지 않았지만 달러화와 엔화는 이날 약세 흐름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3060달러로 0.02% 소폭 내렸다. 유로/엔은 0.11% 오른 120.06엔으로 엔화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달러/엔이 010% 오른 91.91엔에 거래됐고, 달러 인덱스는 0.06% 소폭 내린 81.84를 나타냈다.
유로존 주변국 가운데 최대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재정 개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투자자들은 비교적 빠르게 패닉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투자가들은 전했다.
이탈리아가 당장 디폴트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낮은 데다 부채위기가 악화될 경우 ECB가 다시 위기 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로화 반등을 이끌어냈다는 얘기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단 도로우 리서치 헤드는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없지 않겠지만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유로화 하락이 진정됐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사일린 베인 애널리스트는 “유로화가 지지선을 뚫고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1.2876달러까지 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양적완화(QE)를 둘러싼 우려와 비판에 대해 반론을 펼쳤다.
그는 QE의 부작용에 비해 효과가 크며, 잠재적인 리스크는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QE의 조기종료 가능성을 내비친 의사록과 달리 그는 실업률을 포함한 경제 펀더멘털을 우려하며 부양책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파비안 엘리어슨 외환 세일즈 부대표는 “버냉키 의장이 은행권 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편 경기부양적인 목소리를 냈다”며 “하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의 제프리 유 외환 전략가는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는 유로화에 부정적이지만 그리스만큼은 아니다”라며 “외환시장은 일단 정치권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