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등외국계보험회사 중국사업고전
[뉴스핌=조윤선 기자] 우리나라의 삼성생명 등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기업이 현지 보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중문판은 최근 현지 보험회사의 시장 선점과 외국계 보험기업에대한 중국의 까다로운 규제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보험기업들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 보험사들은 최근 10여 년간 엄청난 인구와 중국 보험업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경쟁적으로 중국 진출에 나섰다. 현재까지 중국에 설립된 외국계 보험회사는 삼성생명을 포함 총 26개에 달한다.
그러나 상당수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당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중국시장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 현지 보험회사의 시장선점으로 분석된다.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보험료 수입기준 중국 현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95%에 달한다.
특히 국유기업인 차이나라이프 인슈어런스(China Life Insurance Co.)와 민간 기업인 핑안인슈어런스(Ping An Insurance),차이나 퍼시픽 인슈어런스(China Pacific Insurance (Group) Co.) 3개 회사가 중국 보험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같은 해 외국계 보험회사의 보험료 수입은 475억 위안(76억1천만 달러)으로 시장점유율은 4.7%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7년 실적인 8%보다도 크게 뒤지는 수치다.
통상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 후 7~8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계산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아 정확한 실적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보험료 수입을 살펴보면 경영실적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삼성생명 처럼 중국 에어차이나와 합자로 설립한 보험회사의 경우 2011~2012년 보험료 수입은 모두 하락했다. 중국 우정사업본부(中國郵政集團公司)와 프랑스의 CNP어슈러런스가 공동 설립한 시노프렌치 라이프(Sino French Life Insurance Co.)의 작년 보험료 수입은 2009년 대비 87% 감소한 3조 4000억 위안에 그쳤다.
까다로운 규정 또한 외국계 보험회사의 중국 내 사업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국 보험관련 규정에 따라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자형태를 통해서만 중국 보험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게다가 외국계 기업과 손잡는 중국 현지 기업이 대부분 금융업과는 무관한 기업이어서 경영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보험업에서 손을 털고 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의 대표 가전기업인 하이얼(海爾)은 일본 메이지 야수다 라이프(Meiji Yasuda Life Insurance Co.)와 공동으로 보험회사를 설립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자 대부분의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의 엄격한 자본금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기업으로부터 지속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중국 파트너의 방대한 고객자원을 충분히 활용 하고, 양측 기업이 서로 교차판매 할 수 있는 상품개발에 힘써야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