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이 싱가포르에 역외(외국) 최초로 위안화 결제은행을 설립, 본격 업무에 나서기로 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위안화 국제화 행보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13일 중국 국유 상업은행인 궁상(工商)은행이 중앙은행인 런민(人民) 은행의 허가를 얻어 싱가포르 지점을 통해 위안화 결제업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에 위안화 결제 은행이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가 한층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교역및 금융 중심지로서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한 싱가포르는 현재 중국 내륙과 홍콩에 이어 위안화 저축 규모가 가장 큰 국가이다.
궁상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위안화 결제은행이 됨에 따라 싱가포르의 은행들은 앞으로 중국 내륙의 상업은행이나 홍콩을 거치지 않고도 직접 위안화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중국 당국은 세계적인 금융 기지인 싱가포르에 위안화 결제은행이 설립되면 대외무역을 통해 위안화 저축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곳이 장차 위안화 자본시장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리강(劉利剛) 호주뉴질랜드은행(ANZ Bank) 중화권경제연구 총감은 "현재 싱가포르의 위안화 저축액이 2500만 위안(약 43억원)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위안화 결제은행 설립으로 싱가포르의 역외 위안화 시장이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위안화 결제은행 설립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의 기업 대부분이 무역과 투자와 관련된 재무 및 운영센터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간 교역량이 확대되면서 갈수록 많은 양의 위안화가 동남아 지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향후 싱가포르가 위안화 거래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은 위안화의 국제 거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위안화를 통한 대외 무역과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어 앞으로 세계 주요 결제통화인 미국 달러의 지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