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 약세 주춤? 추세화 여부 지켜봐야
- G7 공동성명, 해석도 ‘제각각’
- 환율전쟁, 연준 QE가 '원인 제공'
- 달러/엔, 아시아 거래서 93엔 하회
[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의 적극적인 엔화 약세 정책으로 촉발된 환율전쟁 논란을 진정시키고자 선진7개국(G7)이 이례적으로 내놓은 공동성명이 오히려 환율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G7은 일본 정부의 주도로 진행돼 온 가파른 엔화 약세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오는 주말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G7은 “시장 주도의 환율에 대한 G7의 오랜 지지를 다시금 강조하고자 한다”면서 “우리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은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각국의 국내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며 특정 환율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시장 투자자들은 이를 현재 일본처럼 각국이 알아서 통화정책을 꾸려가야 한다는 쪽으로 해석의 초점을 맞췄고, 엔화는 오히려 달러 대비 94엔 위로 오르며 약세를 가속화했다.
엔 약세를 잡자고 내놓은 공동성명의 약발이 먹히지 않자 익명의 한 G7 관계자가 직접 나서 “G7은 엔화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일방적 가이던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성명 내용에 대한 해석을 바로잡았고, 이에 달러/엔은 다시 93엔에 근접하면서 엔화 약세가 재개됐다.
G7의 공동성명에 대한 자체 해석까지 갈팡질팡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율전쟁 불안감 진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제기됐다.
씨티그룹 글로벌 외환전략대표 스티븐 잉글랜더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G7 성명에 반응할지 조차 의심이라면서 “일본은 오히려 지난 주말 닛케이 지수가 2% 떨어진 것에 더 큰 우려를 보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베세머 트러스트 CIO 레베카 패터슨은 현재의 환율전쟁 논쟁은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서 비롯됐을 지도 모른다면서, “G7 성명 역시 각국이 자체적으로 정책을 꾸려가도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간밤 약세로 돌아선 엔화는 13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일단은 약세 분위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출처: 로이터 그래프 |
이날 아시아 장중 대부분 93엔을 하회한 달러/엔 환율은 한국시간 기준 오후3시 25분 현재 93.15/20엔으로 0.3% 하락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반등 흐름이 추세화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닉 베넨브록(Nick Bennenbroek) 웰스 파고 외환 전략 대표 역시 전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G7이 엔화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지만 단기적인 현상일 뿐 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