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유통시장 반응 감지하기 어려워
[뉴스핌=이영기 기자] SK그룹의 회사채 발행은 그룹회장의 구속사태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지난 1일 이후 현재까지 SK그룹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민평대비 2bp(0.02%p)내외 높게 형성된 상태고, 발행시장에서도 별다른 이상 조짐이 감지되지 않았다.
회사채 시장은 신규투자 의사결정 지연에 따른 재무 변동성 축소라는 긍정적인 면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6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SK그룹의 소속 하남에너지서비스(회사채 등급 AA-)가 발행하는 800억원 규모의 5년만기 회사채가 전액이 무난하게 소화될 전망이다.
지난 4일 실시된 수요예측에서 수요참가 총액은 900억원, 공모희망금리 상단(가산금리 46bp)보다 1bp낮은 수준에서 유효수요 처리된 금액이 600억원이었다.
이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정해지지만, 청약일에 200억원의 참가가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만기가 5년이고 회사채 등급이 AA-여서 발행물 거의 대부분을 보험사가 쓸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SK그룹에서는 비중이 낮은 손자회사인 셈이지만 이는 지난 29일과 30일 실시된 SK에너지(등급 AA+)와 SK건설(A+)의 수요예측과 다르지 않은 결과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SK건설이나 SK케미칼의 경우 계열분리 가능성으로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외에는 영향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만 3조원 이상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하는 SK그룹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발행시장의 반응이다.
SK그룹 회장의 구속사태에 대해 별 반응이 없는 발행시장과 마찬가지로 유통시장도 무덤덤한 편이다.
실제 지난 31일부터 전날까지 SK그룹계열사 회사채의 1억원 이상 거래액을 보면 민평대비 3bp내외의 수익률 상승이 있었다.
수익률 변화가 의미있다고 볼 수 있는 잔존만기가 6개월 이상인 회사채에 한정하면 수익률 변화는 2bp로 축소된다.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와 독립적으로 그룹이 운영될 수 있도록 체계가 잡혔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에서는 별 반응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규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지연으로 재무 변동성이 축소된 점이 부정적 영향을 희석시킨 듯하다"고 관측했다.
선장이 없지만 변동성은 오히려 축소될 것이란 긍정적인 면에 더 무게를 두는 회사채 분위기다.
한편, SK에너지는 수요예측에서 투자자 반응이 좋아 예정보다 100억원 늘어난 총4100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SK건설도 회사채 2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1700억원이 몰렸다. 건설업체 A+등급으로서는 양호한 모습이었다.
이 두회사는 지난 31일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법정구속 내용과 이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여부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