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들 사이에 공격적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고수익률을 겨냥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장기 제로금리 정책에 따라 정크본드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가들이 공격적인 수익률 사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움직임이 재연되는 데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채권 펀드 운용사인 핌코와 더블라인 캐피탈 등 대형 기관투자자가 레버리지를 적극 이용한 폐쇄형 펀드를 앞세워 각각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몰이에 나섰다.
폐쇄형 펀드로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개방형 펀드에 비해 레버리지를 더욱 크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투기 등급 회사채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UBS의 산지타 마파샤 전략가는 “모든 투자자들이 수익률 확보에 혈안”이라며 “폐쇄형 펀드를 이용할 경우 보다 낮은 금리에 더 많은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어 잠재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핌코는 펀드의 레버리지 비율이 순자산의 42%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정크본드 수익률이 6.4% 선으로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유동성 투입을 늘리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가 더블딥 침체에 빠질 리스크보다 회복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번지는 한편 연준의 제로금리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물린 결과다.
일부에서는 금융위기 이전의 고위험 거래가 급증하는 데 대해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버블 논란이 고조된 정크본드 시장에서 높은 레버리지와 폐쇄형 펀드를 주축으로 한 베팅이 잠재 리스크를 높인다는 주장이다.
반면 일부 투자자는 2008년 상황과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블라인의 제프리 군드라흐 최고경영자는 “금융시스템 내부의 레버리지 구조가 위기 이전과 다르기 때문에 또 한 차례 시스템 붕괴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