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판매증가율 올해 뚝"..싱가포르 등에선 갤럭시 변경 소비자 늘어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증시에서, 그리고 업계에서 '기대주'였고 '꺼지지 않는 불꽃' 같았던 애플이 2013 회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우려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1000달러를 넘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덩치 큰 기업으로 승승장구했던 애플의 주가는 이제 400달러대 중반을 맴돌고 있다. 이런 사이에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듯 했던 삼성전자, 그리고 갤럭시의 약진은 상대적으로 더 돋보인다.
우려는 현실보다 과장돼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장과 소비자들은 성미가 급하다. 우려가 시작되면 비관론이 금세 대세가 되고 공포는 스스로 마구 자라게 된다. 아이폰 다음의, 세상을 놀래줄 제품에 대한 갈망은 애플 내부에서도 크겠지만 외부에서도 아우성이다.
아이폰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인기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의 성장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으며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 |
2011년 4분기 이후 분기별 전 세계 아이폰 판매 증가율(연간대비) 추이(출처=올씽즈D) |
그러나 2013년 1분기 판매 증가율은 15%로 뚝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3분기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씽즈D는 대안을 제시했다. 아이폰5에 이어 더 크거나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아 더 많은 고객을 끌어 모으는 것. 이는 차이나모바일과 더 성능은 떨어져도 가격이 싼 스마트폰 출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는 루머와 함께 설득력있게 들린다는 것. 이머징 마켓을 잡기 위해선 필수적이라고 올씽즈D는 강조했다. 애플은 공식적으로는 이런 관측들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그렇지만 아시아의 부유한 고객들마저 '고급폰'으로 간주해 즐겨쓰던 아이폰을 멀리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지난 2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부유한 고객들이 많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선 '아이폰 피로감(iphone fatigue)'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72%에 달했던 아이패드와 아이폰 점유율은 이번 달 50%까지 떨어졌다. 반면 안드로이드 진영 기기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0%에서 43%까지 치솟았다. 홍콩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다른 국가들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잼 팩토리의 짐 와그스태프 대표는 "전자기기에 있어 싱가포르와 홍콩의 트렌드는 서부 유럽이나 북미 등에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지를 보여주는 곳이란 점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싱가포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빌핀의 경우 iOS를 겨냥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지만 실제로는 안드로이드 버전에 대한 요청이 더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스크린이 크고 배터리 용량이 넉넉하며 중국어를 쓰기에도 좋으며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갈아타고 두 플랫폼 모두에서 사용가능한 게임이나 소셜 앱들이 많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동은 어렵지 않은게 사실이다.
특히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프리미엄 폰'의 위용을 자랑했던 아이폰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건 이 지역 갑부들의 취향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과거 아이폰을 루이비통 핸드백처럼 생각됐었지만 이제 평범하게 어디서나 사용하는 제품이 됐다는 것.
한국 K팝이나 영화, TV 드라마 등이 이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아이폰의 인기를 식게하는 배경이다. 삼성전자가 바로 이 한류를 타고 있다는 것. 태국 소비자들처럼 특별히 한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는 성향인 경우엔 한국에서 인기있는 것이면 곧바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