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이 ‘건강하고 영속 가능한’ 선순환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협회에 따르면 12월 매물로 나온 주택은 182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 급감한 수치이며, 2005년 5월 이후 최저치다.
매물이 줄어들면서 주택 재고는 4.4개월분에 불과한 상태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시장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전미부동산협회의 롤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재고 추이가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올해 봄과 여름철 매물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판매와 수요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택 시장조사 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집값은 전년 대비 7.4% 상승했고,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보다 가파른 오름세다.
문제는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 공급 부족이며, 매물이 줄어든 것은 이른바 깡통주택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 원리금이 주택 가격을 웃도는 깡통주택이 1070만채에 이르며, 대출금 대비 자기자본이 5%를 밑도는 주택은 230만채로 집계됐다. 이들 주택은 모기지 대출금 연체로 인해 매매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고용과 가계 소득이 향상되면서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끄는 흐름이 건전한 시장 회복이며, 추세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주장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 감소는 뚜렷한 경고 신호라고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고용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수급이 균형을 이루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