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금융,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자④] 한국 닮은 호주, 선진 금융된 비결이

기사입력 : 2013년01월14일 14:22

최종수정 : 2013년01월14일 14:29

- 주변지역부터 차례로 공략하며 차근차근 성장

- 해외진출 10년 만에 해외자산 10배로 불려
- 경제규모 비슷하고 해외진출 이유도 같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호주 4대 금융그룹 ANZ는 5년 전 엄청난 계획을 발표한다. 이름부터 슈퍼(super)가 붙였다. 수익의 20%를 호주와 뉴질랜드를 벗어난 역외지역에서 벌겠다는 ‘슈퍼 지역 전략(super regional strategy)’이다.

한정된 자국 내 시장을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생존전략이었다.

약속은 지켜졌다. 2012년 연간보고서에서 마이클 스미스 ANZ대표는 “지난해 그룹 수익의 21%를 해외시장서 벌었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은 마이클 대표는 “아시아에서 더 높은 성장 열망을 하고 있다”고 했다.

ANZ만이 아니라 NAB(National Australia Bank), 웨스트팩(Westpac), 커먼웰스(commonwealth) 등 호주 4대 금융그룹 모두 해외 시장서 20~30%의 수익을 버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밀어붙여, 지금은 안정된 수준에 올라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금융그룹이 닮고 싶어하는 모델이다. 해외진출에 대한 열망이 같았고 자국 내 시장은 성장의 한계에 처했고 소수 금융그룹으로 재편된 점 등이 우리와 처지와 같았기 때문이다.

호주의 금융그룹은 왜 해외 시장을 두들겼고 얼마나 벌고 있을까.

◆ 2012년 호주 4대 금융그룹, 해외에서 명암 갈려

해외수익 비중이 높은 금융그룹은 ANZ(29.1%, 2010년 결산 영업이익 기준) -> NAB(26.5%) -> 커먼웰스(14.1%) -> 웨스트팩(9.8%) 순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KB, 우리, 신한, 하나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의 해외수익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2012년 결산을 기준으로 할 때 ANZ의 지난해 수익은 전년보다 5% 늘었다.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호주에서 4%, 뉴질랜드에서 12%의 성장을 보였다. 주로 아시아에 집중된 해외시장에서 3%나 수익이 늘어났고 현지인 예금이 12%, 현지 대출이 7% 증가해 현지화도 색이 짙어졌다.

커먼웰스는 아시아 법인인 인터내셔널 파이낸셜 서비스 아시아(IFS Asia)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7900만 달러를 순이익으로 벌었다.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인도 등지에 소매 및 중소기업 금융을 제공하고 중국에서는 생명보험업도 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NAB는 지난해 해외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0년만 해도 수익의 26.5%를 해외서 벌었지만 지난해 영국에서 충당금을 3억3500만 파운드(한화 5700여억원)를 적립한 탓에 호주와 뉴질랜드 이익을 크게 까먹었다. 캐머런 클라이네 NAB그룹 대표는 “영국을 제외하면 호주에서 수익이 9.2% 늘었다”고 연간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러나 전체 자산 가운데 영국 13.9% 미국 2% 아시아 1.3%에 분포돼 해외 비중이 20% 가까이 된다. 자산의 73.5%가 오스트레일리아, 8.9%가 뉴질랜드에 주로 있다.

◆ 닮은꼴 하나, 소수 금융그룹이 시장 지배

호주가 벤치마킹 대상인 이유는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데도 금융산업은 훨씬 앞서 있기 때문이다. 금융산업 크기의 척도가 되는 국내총생산(GDP)은 호주가 1조5859억 달러, 우리나라가 1조1635억 달러(2012년 IMF 기준)로 비슷하다.

하지만 호주의 금융산업은 우리보다 앞서있다. 금융업의 GDP 기여도를 나타내는 명목 GDP 대비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은 호주는 2009년말 기준 29.4%지만 우리는 2010년 말 17.2%로 1.7배나 된다. 호주 금융회사의 총자산도 4조7000억 달러지만 우리는 2조4000억 달러다.

비슷한 점이라면 호주도 우리처럼 4대 금융그룹의 시장점유율이 높다. 대출자산 기준으로 2010년말 86%나 차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4대 금융그룹은 55%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농협을 포함하면 호주처럼 소수 금융회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다.

◆ 닮은꼴 둘, 국내 1등 경쟁만 하다 성장한계 부딪쳐

호주 금융회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자국시장의 성장 한계 때문이다.

원래 호주 4대 금융회사 모두 은행을 중심으로 국내 1등 경쟁만 했다. 4대 은행의 시장점유율(대출자산 기준)이 90년대 말에 75%까지 상승했다. 집중현상이 심해지는데 ANZ가 대형 보험사인 내셔널 뮤추얼(현 AXA)을 합병하려 하자 호주 정부는 독과점을 막기 위해 4대 금융그룹을 포함한 6대 금융회사 간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6대 기둥 정책(Six Pillars Policy)까지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 닮은꼴 셋, 무분별한 대형화 규모의 경제 없고 수익성만 악화시켜

이런 정책에도 4대 은행그룹은 6대 금융그룹에 포함되지 않은 중소형 은행을 합병하면서 독과점이 심해졌다. 하지만 덩치를 키우면 경쟁력이 더 향상될 것이라 기대됐던 규모의 경제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 닮은꼴 넷, 생존 위한 해외진출

이 같은 한계에 직면하자 해외로 눈을 돌렸고 가까운 뉴질랜드부터 공략했다. 해외진출 전략도 문화적으로 가까운 영국과 미국이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지역이 중심이었다. 1990년 148억 호주달러에 불과했던 은행의 해외자산은 2010년 1406억 호주달러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호주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배경을 보면 우리나라 상황과 너무나 닮아 있는 것이다.

5대 금융그룹으로 재편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라 독과점 현상이 더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국내 1등만 노리고 경쟁해오면서 과당경쟁 폐해, 순이자마진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300조원이 넘는 덩치가 됐지만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있는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런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각 그룹 CEO들이 “국내 시장 성장 한계는 해외진출밖에 답이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금융당국도 지원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민관이 주변국 위주의 해외진출을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수익기반 다변화와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