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펀더멘털과 금리에 연동되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외환시장의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지난해 말까지 달러화는 호재에 울고 악재에 웃었다. 리스크 요인이 부상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될 때 상승하고, 경계심이 낮아질 때 하락한 것. 이 같은 달러화 움직임은 거의 모든 글로벌 주요 통화에 대해 일률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초 달러화는 호재에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별로 상이한 등락을 연출하고 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 가까이 상승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남아공 랜드화와 인도 루피화에 대해서도 강세 흐름이다.
반면 멕시코 페소화와 호주 달러화에 대해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환 투자자들 사이에 부채위기를 포함한 기존의 리스크 요인이 영향력을 상실한 반면 경제 기초체력과 금리 향방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고 판단했다.
애먼디 런던의 제임스 곽 외환 펀드매니저는 “달러화가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상승하거나하락하는 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환시장의 추세가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대비 유로화 등락에 대한 베팅을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안전자산이라는 달러화의 특색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가격으로, 환율이 향방과 무관하게 이를 매개로 한 거래의 의미가 크게 희석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로존 부채위기가 지난해만큼 절박하지 않을 경우 달러화의 안전자산 논리는 힘을 잃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예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 역시 “미국 채권 수익률과 경제 펀더멘털 사이의 상관관계가 회복될 경우 달러화의 ‘리스크-온, 리스크-오프’ 논리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로존을 중심으로 여전히 풀리지 않은 글로벌 거시경제 리스크와 상당수의 ‘큰손’들이 여전히 달러화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변수로 꼽힌다.
마케나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에릭 유핀 최고투자책임자는 “달러화를 제쳐두고 달리 편입할 통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전략이나 성향이 달라지더라도 달러화의 상승 흐름이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