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티그룹 "86엔 중반선에서 단기 고점 도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엔화의 약세 흐름이 지속된 가운데 달러화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초반 약세 흐름을 보인 달러화는 재정절벽 협상이 시한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서 상승 반전했으나 장 후반 약세로 전환, 상승분을 반납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0.5% 상승한 86.05엔을 기록, 전날 2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가 내림세를 지속했다.
유로/엔은 0.65% 오른 113.98엔에 거래돼 엔화가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도 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유로/달러는 0.2% 오른 1.3248달러를 나타냈다. 장중에는 0.5% 상승률을 보이면서 4월 초순 이후 최고치인 1.33달러 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6대 주요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는 79.60으로 보합권에 거래됐다.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가 협상 시한 이전에 재정절벽 리스크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해 달라는 리드 원내대표의 압박에 하원 측은 상원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밀러 타박의 앤드류 윌킨슨 매크로 전략가는 “재정절벽 리스크에 따른 주식 매도가 달러화 상승에 힘을 실었다”며 “재정절벽 이외에 연말 수익률을 확정하려는 움직임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웰스 파고의 닉 베넨브록 외환 전략가는 “협상 타결이나 내부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에 적잖은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어떤 형태든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고용과 주택가 개선된 반면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신뢰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신규 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4.4% 증가한 37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37만8000건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15% 급증, 지난 201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5만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감소했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4주 평균치는 1만1250건 줄어든 35만6750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5.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71.5에서 하락한 수치인 동시에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70.0에 비해서도 크게 부진한 수치다.
한편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엔의 고점이 머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씨티그룹의 그레그 앤더슨 전략가는 “엔화 하락은 단기 사이클 상 달러/엔 86.5엔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이 때까지는 외부 변수와 무관하게 엔화는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