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타이어 ‘품귀’ 현상 지속…소비자·대리점 ‘울상’
[뉴스핌=김기락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 모 씨는 최근 스노타이어를 사기 위해 타이어 판매점에 갔지만 3~4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점주의 답변만 듣고 구입하지 못했다.
김 씨가 스노타이어 구입을 결심한 것은 이달 초에 내린 폭설 탓이다. 이로 인해 40분 걸리는 퇴근 시간이 두 배로 늘었고, 뒷좌석에 탄 아이들까지 공포 속에 떨었다.
스노타이어의 ‘이상한’ 품귀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스노타이어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정작 소비자가 스노타이어를 살 때는 재고가 없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1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연간 9000만본(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스노타이어의 비중은 10~15%로 내수 보다 유럽 수요가 많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스노타이어 매출액은 연평균 약 30%씩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량 계획에 따라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올해 한국타이어가 내수 시장에 50만~60만본의 스노타이어를 공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0만본 대비 25~50% 증가한 것이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스노타이어가 2008년 대비 약 3배 판매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선 25%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금호타이어도 올해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다.
스노타이어 생산량과 판매량이 증가 추세인데도 물량이 부족한 이유는 수요 예측을 할 수 없어서다. 강원도 등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엔 재고가 있으나 서울·경기 등 수도권엔 그렇지 않다.
타이어 판매점 입장에서 시즌 상품인 스노타이어를 못 팔면 ‘악성 재고’로 남기 때문이다.
A 타이어 판매점 관계자는 “언제 팔릴지 모르는 스노타이어를 규격별로 갖추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구입을 원하면 그때그때 본사에 주문을 넣어서 받아 팔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B 타이어 판매점 관계자는 “대리점이 통신판매업자도 아니고 본사에서 스노타이어 판매 확대를 위한 강구책을 제시해야 할 것 아니냐”며 제조사에 일침을 가했다. 스노타이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유통상의 부담을 타이어 대리점이 모두 떠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노타이어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스노타이어를 안 사게 된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이 모 씨는 “스노타이어 구입을 생각했지만 재고도 없고, 겨울철에 잠시 쓰는 제품이어서 사계절 타이어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스노타이어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증가할 것 같다”면서도 “경기 침체에 따른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경쟁사 대비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현대차와 연계해 제네시스 및 에쿠스 등을 대상으로 스노타이어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판매 딜러인 효성도 이 같은 서비스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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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