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ABS이자 46억 처리 못하면 부도..사업방식 변화 예고
[뉴스핌=이동훈 기자] 공사비만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2500억원 전환사채(CB) 발행 무산으로 휘청이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이자 납부시기가 잇달아 도래하지만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자본금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PFV)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해법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개최 시기는 대통령선거 일정을 고려해 이달 말쯤이 유력하다. 하지만 1, 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간 사업방식, 출자금 증자 등 주요사안마다 마찰을 빚고 있어 돌파구 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드럼허브는 이날 도래하는 ABS 이자 121억원을 보유자금으로 결제한다. 당초 CB발행 이후 유입된 자금으로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신규투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지급해야 하는 종합부동산세 46억원은 부족한 자금사정을 들어 납부시기를 늦출 예정이다.
드림허브가 보유한 자본금은 180여억원 수준이다. ABS 이자를 갚고 나면 50여억원이 남는다. 이달 직원 급여 등 운영비가 지출되면 내달 중 자본금은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내년 1월 17일 도래하는 ABS 이자 46억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CB를 발행해 자금을 수혈받기 전에는 해결책이 없다. 내달 디폴트(부도) 처리되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 2006년 시작된 이후 7년만에 청산절차에 들어간다.
용산역세권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가 중요하다기 보다 1, 2대 주주 간 사전 교감이 더욱 시급하다”며 “사업의 키를 쥔만큼 서로 하나씩 양보하는 결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코레일 “타 출자사 투자해야 CB 참여”
롯데관광개발을 포함한 29개 출자사들은 코레일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져 추가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타 출사자가 CB에 참여해야 투자에 나서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자사가 요구한 ‘단계적 개발론’이 수용되지 않은 채 리스크(위험) 부담만 높아지는 상황은 불합리하다는 것.
송득범 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은 “타 출자사들이 현재의 ‘통합개발’에 찬성하면서 투자는 안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며 “위험부담이 높은 개발방식을 수정하고 출자사들의 리스크 부담을 함께 해야 추가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선 코레일의 의견이 수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타 출자사들이 사업을 이끌어 갈 만한 자금여력이 없어서다.
출자사 한 관계자는 “공기업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주도한다는 점은 민간 출자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코레일이 나서지 않으면 이번 개발사업이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사업방식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오는 2016년 말까지 준공 및 분양을 끝내는 통합개발 방식에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다. 또 자본금 한도를 3조원으로 증액, 롯데관광개발이 잠정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회사(AMC)의 옛 삼성물산 지분 45.1%의 인수 등도 요구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