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세계 삼성 3세 책임경영체제 가속화
[뉴스핌=양창균 이연춘 김기락 기자] 삼성그룹의 이재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재계에 '3세 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재계는 5일 삼성 인사로 현대차그룹 정의선부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재계의 '3세 책임 경영체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3세로 대표되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과 함께 부회장 반열에 오른 것이다.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위한 마지막 관문만 남겨 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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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1968년 서울 출생인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부장으로 입사한 뒤 경영기획팀 상무보와 상무를 지냈고 2007년에는 최고고객총괄책임자(CCO)로 전무에 올랐다. 이어 2010년 부사장과 사장으로 각각 영전하며 그룹 전반에서 경영수업을 쌓았다.
특히 사장직에 오른 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광폭행보에 적극 나섰다. 글로벌기업의 CEO부터 영향력 있는 각국의 정치권 인사와 수시로 접촉하며 글로벌 경영감각과 인적 네트워크를 다졌다.
또 올 6월에는 최근 중국 권력 최고 자리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차기 중국 지도자로 꼽히는 리커창 부총리등과 만남을 가졌다.
실제 이번 승진 배경에도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큰 몫을 했다.
삼성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경영자"라며 "경쟁사와의 경쟁과 협력관계 조정, 고객사와의 유대관계 강화 등을 통해 주요 사업을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재계 서열 2위의 현대차그룹도 3세인 정의선 부회장이 있다. 1970년 서울 출생인 정 부회장이 부회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15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자재부 과장으로 입사,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 영업지원사업부장을 거쳤다. 이후 2005년 3월 기아차 사장으로 선임되기까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를 오가며 영업 및 마케팅, 기획 업무 등을 익혔다.
정 부회장이 3세 경영인으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디자인 경영’을 하면서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세계 3대 디자이너의 한명으로 꼽히던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 최고 책임자로 영입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K5, K7, 스포티지R 등 차종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지금도 정 부회장이 기아차 임직원들로부터 신망을 얻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주변에선 본다.
디자인 경영을 비롯해 해외 모터쇼를 직접 참관하고,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등은 정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과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첫째 가치로 삼았다”며 부자(父子)의 일관된 경영스타일에 주목했다.
지난 2009년 신세계그룹 대표이사(CEO)에 오른 정용진 부회장도 재계 3세 경영자다. 신세계 입사부터 그룹 부회장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11년이다.
올해로 입사 18년째인 정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백화점 이사로 경영에 발을 첫 내디뎠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 가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부회장은 1994년 귀국해 그해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에 입사했다.
이듬해인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이사대우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어 상무, 부사장을 거쳐 2006년 부회장에, 2009년 총괄대표이사 부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수업을 시작한 지 18년째, 그간의 이력도 화려하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세계적 수준의 백화점과 할인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서민경제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마트의 가격 낮추기 아이디어 제시 등 그는 가격 정책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견을 내는 데에 활발하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공격경영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두는 신중론에 가깝다는 평가는 받는다.
유통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성장성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계에서는 3세 부회장의 경영성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관계자는 "삼성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으로 재계에 3세 부회장 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재계에서도 부회장 시대를 연 3세의 경영성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