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단 인사…이재용 부회장 보폭 확대될 듯
[뉴스핌=노종빈 기자] 삼성은 5일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또한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도 함께 사장에서 승진했다.
삼성은 이날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7명 규모의 201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드러난 이건희 회장 인사 코드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가장 먼저 ▲실적 중심 경영 ▲글로벌 미래가치 추구 경영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 및 소통 중심의 상징적 인사라는 점이 주된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그동안 각 분야에서 줄곧 최고의 전문가 및 스타로 활약해 온 삼성맨들로 당당히 이번에 삼성 그룹 최고 영예인 부회장과 사장 승진이라는 기쁨을 안게 됐다.
◆ "삼성 스타일" 실적 중시 인사
이번 삼성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의 승진이다. 이 부회장은 향후 사실상 삼성전자의 대표자 역할을 맡아 활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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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
이 부회장은 그간 중국 시진핑 총서기를 비롯 전세계 반도체·자동차·통신·태양광 등 산업계 주요 거두들과도 자주 교분을 갖고 충분한 CEO로서의 역량과 네트워크도 구축해왔다는 평가다.
그의 가장 주된 승진 요인은 삼성전자가 올해 매 분기마다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기록적인 실적 서프라이즈를 거둬왔다는 점이다.
삼성은 지난 2009년 이후 미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과 경쟁을 시작한지 불과 3년 만에 애플을 밀어내고 누가 뭐래도 세계 수위권의 글로벌 IT전자업체로 당당히 우뚝섰다.
삼성전자는 현재 진행중인 올해 4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6.2%와 7.1% 늘어난 55조4000억원과 8조70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전 사업부의 경쟁력이 계속 향상되고 있어 이에 따른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마케팅 비용이 다소 증가했음에도 불구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3의 매출 호조로 휴대전화 부문이 크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이돈주 부사장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으로, 삼성전자 홍원표 부사장이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 센터장 사장으로 함께 발령한 점도 향후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인 모바일 부문과 콘텐츠 서비스의 융합 및 차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 삼성의 미래가치 추구 경영 구체화
이 밖에도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삼성 그룹이 향후 추구해 나갈 미래 신사업 부문에 대한 본격적인 수성과 도약 체계를 구체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달 초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뒤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 CEO들을 직접 불러 오찬을 하면서 향후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삼성코닝정밀소재 박원규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박 사장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대면적 박판화에 성공 LCD용 가판유리의 고부가화를 주도하고 OLED용 가판유리 양산화에도 성공한 유리성형 제조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삼성중공업 박대영 부사장의 승진도 주목된다. 그는 불황으로 큰 타격을 입어온 우리나라 조선업종을 해양설비 및 특수선박제조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생산체계로 변모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 윤용암 부사장이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삼성이 향후 금융 및 자산운용 부문을 초우량 자산운용사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분석된다.
◆ 이건희式 글로벌 '소통' 경영 잘 드러나
이 밖에도 이번 인사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위기타개와 소통경영 스타일이 원칙으로 함께 작용했음을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임대기 부사장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미래전략실 이인용 부사장을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에 각각 승진 인사했다.
두 사람의 승진 발령은 삼성의 미래가치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글로벌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대내외 소통강화에도 커다란 역점을 두고 있다는 이 회장의 경영구상과 의중이 확고하게 드러난 것으로 읽힌다.
임대기 사장은 제일기획 광고팀장과 국내광고 부문장을 거친 국내 광고업계를 글로벌화에 앞장서 나아간 최고의 전문인력으로 평가된다.
임 사장의 제일기획 사장으로의 전면배치는 삼성의 미래 전략에서 향후 글로벌 브랜딩의 중요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삼성이 전략적으로 제일기획을 글로벌 광고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의 경우 그간 사내외 소통강화라는 불확실성이 크고 누구도 결코 만만치 않은 분야에서 책임감있고 크리에이티브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다.
이번 승진으로 또 한번 이건희 회장이 화두로 던진 글로벌적이고 혁신적인 가치들을 원활히 소통시키고 그룹 이미지를 제고하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