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발사 공격적 진입…국내 업체 기술력에 집중
[뉴스핌=배군득 기자] 국내 게임시장에 중국 업체들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단순하고 그래픽이 떨어지는 ‘양산형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중국 개발사들의 게임이 호시탐탐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4일 국내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수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 게임 업체들의 한국 러시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개발사를 인수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중국 업체 ‘샨다’는 지난 2004년 액토즈소프트, 2010년 ‘드레곤 네스트’의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연이어 인수하며 한국 시장 공략 선봉장에 섰다.
최근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뇌천기’를 개발, 국내 포털게임사인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수많은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을 두드렸지만 빈번히 실패한 사례를 볼 때 뇌천기의 흥행성은 아직 미지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중국 게임과 비교할 때 구성이나 그래픽, 게임 내 사용자 환경 등이 많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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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 개발사 샨다가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국내에 서비스 예정인 무협MMORPG 뇌천기. <사진제공=네오위즈게임즈> |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에서 170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한 텐센트도 한국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주가를 올린 여세를 몰아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 인수를 통해 시장 안착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중국 게임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업체들도 대응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중국 정부가 외산 게임 진입장벽을 높인데다, 대형 중국 게임 개발사들이 국내 개발자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양상형으로 치부되던 중국 게임이 막대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한국 게임 못지않은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도 국내 게임 업체들의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 예정인 무협MMORPG ‘뇌천기(개발사 샨다)’는 200여명의 개발 인력이 투입됐다. 한국에서 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이나 테라 등이 100~200명 정도 투입된 것을 볼 때 상당한 수준의 투자비용을 들인 셈이다.
특히 뇌천기는 중국 내에서 동시접속자 5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 몰이를 하는 게임이다. 국내에서 20~25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할 경우 대작으로 꼽히는데 비하면 중국에서 상당히 성공한 게임이다.
국내 게임업계도 이같은 중국 개발사의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인 만큼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직까지 중국 게임 자체가 큰 영향력을 보지 않고 있다는 판단인 것.
국내 게임 사용자들 역시 디아블로(블리자드), 리그오브레전드(LOL, 라이엇게임즈) 등 해외 유명 개발사 게임을 선호하고 있어 중국 게임이 한국에서 자리 잡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중국 업체와 겨룰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게임들 대부분이 국내 개발사가 만들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를 갖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견재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장”이라며 “중국 개발사들이 국내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개화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 게임의 장점은 사용자 중심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탁월한 기술력과 사용자 환경을 강점으로 대응하면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