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가 연결고리 역할 못하게 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반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아시아 신흥시장과 라틴 아메리카의 통화가 엇박자를 내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양 대륙의 통화가 점차 뚜렷한 탈동조화를 보인 데 이어 최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시장 전문가는 중국으로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품 가격을 끌어올리지는 않으면서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국가의 통화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20일(현지시간) J.P.모간에 따르면 아시아 이머징마켓과 라틴 아메리카 통화의 4주 평균 상관관계가 마이너스 1을 기록했다. 양측 통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1 내외의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이후 중국 위안화가 강한 랠리를 보인 반면 멕시코 페소화를 중심으로 남미 통화가 하락하면서 탈동조화가 보다 뚜렷해졌다.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 외환 전략가는 “통상 투자자들이 중국 위안화를 매입할 때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 통화가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상이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원자재가 양 대륙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통화를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같은 논리로 남미 통화를 매입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외환시장의 중장기적인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연간 10% 내외의 성장을 기록했던 중국 경제가 7% 선의 성장에 그친 가운데 대규모 인프라와 건설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프로젝트가 위축됐고, 이는 칠레의 구리와 브라질의 철광석, 콜롬비아의 원유 등 남미 지역 상품 시장에 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외환시장 투자가들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중국의 브라질 수입은 전년 대비 17% 줄어든 반면 한국의 자동차와 대만 반도체 수입은 늘어났다.
중국이 정부 주도의 인프라 건설보다 지속 가능한 소비 위주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양 대륙의 통화 탈동조화는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