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현대그룹과 현대증권 노조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현대증권 노조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14일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7일 현대그룹의 현대증권 노조 파괴계획 녹취록 공개에 이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에 대한 추가 비리를 녹취록을 통해 공개했다.
노조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선박펀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미 상당 부분 논의가 진행된 사업자 중 한 곳을 과거의 개인적 감정을 이유로 최종단계에서 배제시켰다고 밝혔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현대상선을 비롯해 그룹내 모든 사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어 현대그룹이 단순 컨설턴트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이 현대저축은행(당시 대영저축은행) 인수시, 상당한 부실을 알고서도 덮고 인수했다는 것도 문제제기 했다. 이 또한 노조측이 주장하는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막강한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현대증권 노조측이 사전에 알고 막아 미수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또 노조측은 현대저축은행의 한국종합캐피탈 인수후 한국종합캐피탈 자산인 70억원대 일본 소재 골프장을 그 자가 헐값에 인수하려 한 사실도 폭로했다. 녹취록에는 그 자가 한국종합캐피탈 부실은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에 부담시키고 알짜 자산만 취득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겨있다.
이외에 이날 녹취록에는 금감원 출신 박광철 사외이사가 비리 행위에 가담한 정황 문건도 나와 있다. 현대증권 우선주 TRS유동화 자문 과정에서 현대그룹을 지배하는 자가 금감원 부원장 출신의 박 사외이사와 접촉할 것을 지시하는 내부 회의문건이다.
민 위원장은 "지난 7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를 고소했지만 그 자는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다"며 "검찰 수사를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사실상 도주를 의미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현대그룹은 스스로 반성해야하고 사태의 주범과 그 추종자들은 그룹을 떠나야한다고 본다"며 "사측이 이번 사건을 노사관계라는 한정된 테마로 묶으려 하는데 우리 노조는 모든 힘과 조직력을 동원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