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5월 이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강력한 상승 탄력을 보였던 멕시코 페소화가 지난달 최악의 수익률을 올렸다.
페소화의 약세 전환은 미국 경제가 가파르게 하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페소화는 2%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16개 주요 통화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이다. 5월 이후 9월까지 12% 급상승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뤄 주목된다.
외환 트레이딩 및 리서치 업체인 X-트레이드는 페소화가 내년 3분기까지 내림세를 지속, 4%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바스코샤 은행은 고객들에게 페소화 매도를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외환 선물 트레이더들은 페소화에 대해 지난 6월 이후 최대 규모의 하락 베팅에 나섰다.
직접적인 페소화 하락 원인은 내년 성장률이 2009년 이후 최저치인 3.6%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에 따른 것이다. 고성장에 대한 기대로 페소화 표시 자산을 적극 사들였던 투자 수요가 크게 꺾인 것.
멕시코의 성장 전망이 대폭 악화된 것은 미국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멕시코가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노바스코샤 뱅크는 고객들에게 페소화 매도를 권고하면서 재정절벽 리스크를 포함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제시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부진도 페소화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 스탠리는 페소화의 매도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해 헤지할 것을 권고했다.
시장 전문가는 멕시코가 미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정부가 재정절벽 리스크를 모면한다 하더라도 경기가 강하게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2.4%에서 2.0%로 내렸다.
멕시코 구루포 은행의 길러모 오티스 회장은 “페소화는 시장심리를 가장 투명하게 반영하는 통화 중 하나”라며 “글로벌 경제의 모든 불확실성과 재정 건전성 등 크고 작은 호악재들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