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공장 완공으로 글로벌 생산지도 완성..위기 대응력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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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준공식을 가진 현대차 브라질 공장(HMB)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자동차 생산에 열중하고 있다.(사진 = 현대차 제공) |
현대차는 이날 오전 브라질 상파울루주 삐라시까시에서 브라질 공장(HMB)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브라질 생산시대’ 개막을 알렸다.
연산 15만대 규모의 브라질공장은 현대차의 남미지역 첫 번째 완성차 공장으로, 올해 2만6000여대에 이어 내년에는 15만대의 브라질 전략 차종을 생산,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피아트, 폭스바겐, GM 글로벌 브랜드들과 한판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이번 브라질 공장 완공으로 현대차는 중국(100만대), 미국(30만대), 인도(60만대), 체코(30만대), 러시아(20만대), 터키(10만대), 브라질(15만대) 등 전세계 7개 국가, 10개 공장에서 총 26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기아차도 미국(30만대), 중국(44만대), 슬로바키아(30만대) 등 3개국에 총 104만대의 해외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로써 현대ㆍ기아차의 해외 생산능력은 369만대로, 국내 350만8000대(현대차 186만8000대, 기아차 164만대)를 앞서게 됐다.
여기에 2013년 현대차 터키 공장의 증설(10만대)이 완료되고, 2014년 기아차 중국 3공장(30만대)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능력은 총 409만대로 뛰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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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현대기아차 |
◇위기에 더 강해지는 글로벌 네트워크
전세계를 아우르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 구축은 지난 2002년 이후 정몽구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온 경영전략으로, 어떠한 상황에도 유연한 생산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어느 한 공장이 파업이나 재해 등으로 정상가동이 안된다 하더라도 글로벌 생산 시스템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체질을 갖추게 됐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는 올 3분기 노조의 파업으로 약 8만여대에 달하는 생산차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판매가 국내공장 생산차질분을 만회하며 전체 판매실적은 오히려 0.9% 성장하는 효과를 거뒀다.
3분기 영업이익률도 10.5%를 기록, 파업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3분기와 같았다. 이는 이 기간 해외공장 판매 비율이 55.2%에서 60.8% 높아지면서 국내공장의 수익성 악화를 해외공장이 상쇄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한 소비자 및 딜러와의 신뢰 확보를 위해서도 글로벌 현지공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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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브라질 공장(HMB). |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워 질 수록 각 국가들은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해 관세 및 비관세 등 각종 무역장벽을 활용하게 된다. 특히 브라질과 중국 등 브릭스 4개국의 관세, 세금 등 통상장벽은 현지 공장을 통하지 않고서는 절대 넘을 수 없을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현대차가 이번에 공장을 완공한 브라질만 해도 완성차 수입관세는 35%이며, 여기에 공업세가 배기량에 따라 7%~25%, 상품세 12%, 사회기여세 11.6% 등이 부과된다. 이에 더해 현지 생산차량이 아닌 차량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업세율에 30% 포인트가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세금으로 인해 현대차 국내공장에서 수출되는 준중형 모델 아반떼의 경우 브라질 현지에서 세금을 포함해 7만5000헤알(원화 약 4300만원)에 팔리고 있다. 현지공장을 갖춘 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이유로 GM(연산 105만대), 폭스바겐(91만대), 피아트(80만대), 도요타(18만대)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은 오래 전부터 이곳 브라질에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브라질 현지에서는 오는 2017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가 500억~600억 헤알(한화 약 27조원~3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어 향후 브라질 시장을 두고 업체간 현지화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릭스 4개 시장 공략기지 완성
브라질 공장 가동으로 현대차는 브릭스 지역 4개 국가 모두에 현지 공장을 갖추게 됐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의 자동차 수요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단일 국가로는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등극했으며, 브라질은 2010년 이후 독일을 제치고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인도는 프랑스를 제치고 6위에, 러시아는 7위에 자리하는 등 브릭스 4개국 모두 전세계 자동차 시장 10위권 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지난해 판매된 자동차는 2515만대로, 전세계 자동차 수요의 34.1%를 차지할 정도의 중요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세계 자동차 수요가 4.8% 성장에 그친데 반해 브릭스 4개국은 8.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에도 현대기아차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현지공장을 건설한 브릭스 시장에서 판매우위를 이어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현지업체 마루티와 스즈끼의 합작사인 마루티스즈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현대기아차는 현지업체인 아브토바즈에 이어 2위를, 중국에서는 폭스바겐, GM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