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로 단일화 방식 이끌어내려 한다는 관측
[뉴스핌=노희준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측은 공약발표일을 왜 11월 10일로 잡았을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물꼬가 트이면서 단일화 시기·방식과 관련해 이달 10일 시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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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가 최종 공약집 발표일로 잡은 오는 10일은 단일화 협상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감안할 때 단일화 방식까지 제약, 두 후보의 단일화 성패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1월10일'이라는 명시적 시간속에 안 후보의 18대 대선전략 요체가 녹아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단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점차 안개속을 빠져나오는 모양새다. 단일화 입장이 애매했던 안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전해지면서 단일화 테이블로 한걸음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1월 10일까지 정책안을 내놓기로 했고 그때까지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단일화에 대한 시점까지 염두해둔 것으로 읽힌다. 특정 시점에 정책을 집중한다는 것은 그 시점에 정책을 완성하고 이후에는 다른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 후보는 정책 완성 이후 단일화 논의에 착수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화 시점을 10일 이후에라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일화 논의 시기가 안 후보측의 이같은 입장으로 미뤄지면 선택가능한 단일화 방식은 점점 제약을 받게 된다. 문 후보측과 안 후보측 입장에서 각각 유리한 단일화 방식은 양 후보측이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각각 대중경선 방식과 여론조사다.
문제는 대중경선의 단일화 방식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것이다. 문 후보측은 선거인단 경선의 경우 투표시스템 구축과 시스템 안정성 검토, 선거인단 모집, 선거운동, 투개표 등의 진행에 보름 정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선 방식에 합의를 하고 실제 경선 방식의 단일화 절차를 밟는 데 추가로 보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입장에서는 후보 등록일(25~26일)전에 경선방식을 통한 단일화를 끝내려면, 10일에는 단일화 경선에 돌입해야 하고 그 이전에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가 끝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안 후보측이 정책 발표일을 오는 10일로 예정하고 그 이전에는 정책에 집중한다고 공언하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방식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안 후보측의 11월 10일 전략' 핵심인 것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이 지난 31일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고 밝힌 것은 사실 이같은 단일화 시기 지연과 그에 따른 단일화 방식의 제약을 막기 위한 측면이 크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우 단장의 말은 빨리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자는 말이지 방식을 염두해 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측의 의도이든 아니든 내달 10일 이후로 단일화 논의가 늦춰진다고 해서 안 후보측이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는 시각도 있다.
단일화 논의가 늦어질수록 단일화에대한 피로감도 커지는 데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여론조사 문항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의 민주당 최고위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전날 투표시간 연장에 새누리당이 연계 처리하자고 제안했던 후보 중도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법안('먹튀방지법안')을 문 후보측이 전격 수용,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건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문 후보측의 '새로운정치위원회'가 현 지도부의 사퇴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골자로 한 인적쇄신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져 문 후보의 정치쇄신이 인적쇄신으로 연결되는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문 후보측의 결단이 정당의 선거보조금을 포기하는 것에서 인적쇄신까지 이어질 경우 단일화 방식도 '어떤 것도 수용할 수 있다'는 우 단장의 발언과 맞물려 문 후보측은 '희생과 양보' 이미지를 얻으면서 단일화 주도권을 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단일화의 이슈의 관심은 문 후보의 일종의 기득권 포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에 쏠릴 전망이다.
'시간은 내편'이라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안 후보측과 단일화 논의 테이블을 당기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기 시작한 문 후보와의 치열한 단일화 수싸움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문 후보측이 경선룰에 대한 안 후보측 제시안을 받아들인다면 안 후보측도 '내줄 카드'를 고민할 수도 있는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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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