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초반 최고치 경신 예상
[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증시가 '걱정의 벽(wall of worry)'을 타고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생각보다 그 가능성이 높으며, 2013년 초반에는 기록에 도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자 월가 유력 주간지 배런스(Barron's) 최신호는 커버 기사에서 몇몇 유력 월가 전략가들의 주장을 인용, 미국 경제회복세가 생각보다 지속성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 같다면서 2013년 초반에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웰스캐피탈매니지먼트의 짐 폴슨 수석투자전략가는 "주택시장 회복세가 진행 중이고 은행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신뢰도 5년래 최고 수준이고 실업률은 4년 최저치로 떨어졌다"면서 "경제 회복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슨은 다우지수의 연말 주가 예상치는 제시하지 않았으나 연초부터 S&P500 지수가 1500선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치를 고수했다.
또 블랙스톤의 전략가인 바이런 위언(Byron Wien)도 이번에 배런스와 대담하면서 S&P500이 연말에 1500포인트에 접근할 것이라고 봤다. 그 역시 미국 경제가 거시지표 결과에 비해 더 강력하다면서 "5% 성장세는 아니지만 지표가 시사하는 2% 성장률보다는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이어 올해 뉴욕 증시가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초저금리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가치평가 면에서 고평가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우지수는 현재 2012년 기업 실적 전망치에 비해 13배 수준에, S&P500 지수는 약 14배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의 역수인 이른바 '어닝일드(earning yield)는 다우지수의 경우 8% 수준으로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을 정도로 저평가 되었고, 지수의 배당수익률이 2.5% 수준이고 배당성향이 불과 35%를 밑돌아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배런스는 주장했다.
배런스는 뉴욕 증시의 가장 큰 위험은 기업실적 성장 둔화에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S&P 500 대기업들의 2012년 및 2013년 실적 전망치는 103달러 및 115달러로 연초 전망치보다는 약 3% 정도 낮아진 상태로, 3분기 기업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목되는 변수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제가 계속 회복될 경우 기업 실적과 같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앞으로 1년 정도 기업 실적 전망이 그렇게 밝지는 않다. 그러나 앞서 웰스캐피탈의 폴슨은 시장의 PER가 계속 확대되면서 주가지수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런스는 또 현재 미국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없이도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본다. 위험자산에 대한 우려가 큰 개인 투자자들은 사상 최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몸을 숨기고 있고, 심지어 투기등급 채권 수익률도 6%대에 불과한데, 더이상 채권이 오를 데가 없기 때문에 개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우지수 구성종목들 중에서 PER가 20배를 넘는 종목이 하나도 없고, 15배 수준도 몇 종목 없다. JP모간체이스, 셰브론, 캐터필라,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그리고 휴렛팩커드(HP) 등 6개 종목은 한 자릿수 PER를 기록할 정도.
HP는 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그리고 시스코는 10배 정도이며, 특히 현금 유동성이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의 경우 이를 빼고 보면 한 자릿수로 내려간다.
다만 홈디포, 버라이즌, 프록터앤갬블(P&G) 등은 이미 호재가 다 반영됐거나 PER가 높고 실적이 좋지 않다는 악재가 있는 종목으로 꼽혔다.
한편, 월가에서 '걱정의 벽'이란 투자자들의 판단과 달리 주가가 계속 오를 때, 상승장에서 얻을 이익보다는 고점에서 조정받을 경우 입을 손실이 더 걱정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황소(강세론자)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르고, 곰(약세론자)은 '희망의 내리막길(slope of hope)'을 타고 내려간다"는 금언이 그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비관적이고 우려가 클 때 강세장이 진행되고, 되레 희망과 기대감이 확산될 때 약세장이 개시된다는 얘기다.
올해 뉴욕 증시는 그 어느 때보다 '걱정의 벽'이란 단어가 적절하다. 미국 경제가 강력히 회복되는 듯 하다가 둔화되고 있고, 유럽 위기는 다시 심화되고 중국 경제도 경착륙 우려가 제기돼 증시에 우려할 만한 악재가 판을 치는 데도 주가가 꾸준히 사상 최고치를 향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1만 3329포인트를 기록, 5년 전에 세운 1만 4164.53포인트에 6% 차이를 기록 중이다. 한 때 4% 차이로 따라붙었다가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와 유럽 불확실성으로 인해 후퇴했다.
S&P500지수는 올해 한때 17% 가까이 급등하면서 세계 최고 주가 상승세를 보인 지수들 중에 속하게 됐다. 1429포인트인 현재 지수가 1500포인트까지 오른다면 약 5% 더 오르게 되는 셈이다.
※출처: 빅차트, 마켓와치.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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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