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제 늘면서 투자, 투기적 수요는 오히려 감소
- 기업들, “위안화 당국 아닌 시장이 결정” 인식 확산
[뉴스핌=권지언 기자] 위안화에 대한 무역결제통화수요가 점점 늘면서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 역시 높아지는 모습이다.
1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들어 위안화 절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의 결제 통화 수요가 늘고 있는데, 이는 위안화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 인민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분석에 의하면 지난 7월과 8월 중국 교역액 중 12.3%에 달하는 4조 2000억 위안(원화 745조 5000억 상당)이 위안화로 결제됐다.
이는 올 상반기 중 위안화 결제 비중인 10.7%보다 늘어난 결과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 위안화 무역결제를 개시한 지난 2009년 당시 결제 비중이 1%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확대된 수준이다.
중국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은 위안화로 직접 결제함으로써 달러화로 환전 결제 시 수반됐던 환율 변동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매력에 위안화 결제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무역을 제외한 기타 분야에서는 위안화 수요가 오히려 줄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로 올해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 역시 낮아지고 있다.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은행 예금액은 최근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고 위안화 채권 발행 역시 증가세가 둔화된 점이 그 한 예다.
WSJ는 위안화 수요가 실질적인 기업들의 필요에 의한 것인데, 이는 위안화가 점차 당국의 통제가 아닌 시장 수급에 더 영향을 받는 ‘정상적인 통화(normal currency)’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웨스턴유니온 비즈니스솔루션 부회장 알프레드 네이더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중국과의 무역 결제 방법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안화가 국제 무역 및 투자 환경에서 달러와 동등한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관련 선임 위원으로 재직했던 에스와 프라사드는 “글로벌 무역 및 경제에서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무역결제 통화로의 위안화 사용 역시 분명 늘어나겠지만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과 금융시장 자유화를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위안화 위상 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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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