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여력 없어 시공권·필지 등 대형사에 매각
[뉴스핌=이동훈 기자] 법정관리중인 건설사들이 유휴 자산은 물론 '알짜' 건설사업의 지분(시공권)까지 속속 내다팔고 있다.
이들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많은 자금과 공을 들였지만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현금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투자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이유다. 비교적 사업 리스크가 적은 아파트 건설사업도 이제는 분양이 잘 되지 않아 리스크가 커졌다. 아파트 사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많아 자칫 회사의 큰 손실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풍림산업은 지난 4월 공동분양한 부평 ‘래미안아이원’을 ‘래미안’ 단독 브랜드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변경 방식은 풍림산업이 보유한 시공권 50%를 삼성물산에 매각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부평 '래미안아이원' 투시도 |
이후 오는 26일 아파트 조합원들이 총회를 열어 ‘시공사 변경안’ 찬반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날 조합원이 절반 이상 참석해 절반 이상 동의하면 시공사가 바뀐다. 조합측이 법정관리 기업보다는 대형사 브랜드로 변경을 원하고 있어 ‘시공사 변경안’ 통과는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한 관계자는 “풍림산업과 시공권 인수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다음주쯤 계약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을 인수한 후 삼성물산 단독브랜드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분양한 달서구 월성동 ‘e편한세상 월배’도 비슷한 유형이다. 당초 월드건설이 시공권을 따냈으나 법정관리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보유지분 60%를 대림산업에 팔았다. 지분을 인수한 대림산업은 주간사로 사업을 지휘하며 932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또한 최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은 동탄2신도시 필지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장은 극동건설이 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분양을 받아 단독으로 분양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자금상황이 어려워지자 한화건설에 지분 50%를 팔며 공동사업으로 변경했다.
이후 극동건설이 신규사업보다는 미분양 소진을 통한 현금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나머지 지분 50%도 한화건설에 팔려고 내놨다. 지분매각 작업은 법원이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한 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분매입 협상이 잠시 중단됐다”며 “입지와 사업성이 좋아 단독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동탄2신도시 A21블록(1817가구) 분양은 10월 말에서 11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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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