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국내 건설사 절반이 돈을 벌어도 이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건설협회는 올 상반기 결산서를 공시한 건설업체 124곳을 대상으로 경영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회사가 48.3%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채무상환능력 지표다. 100%를 밑돌면 돈을 벌어 이자조차 못 내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대상 건설사들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249.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89.7%포인트 하락했다.
다른 지표들도 올 상반기 건설사들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증가율인 4.7%에 크게 못 미쳤다. 적자를 기록한 업체 비중도 작년 29.8%에서 올해 31.5%로 늘었다. 매출 영업이익률(4.7%), 매출액 세전이익률(2.0%)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3.5%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76.6%에서 올해 172.7%로 다소 하락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오히려 6.8%포인트 오른 25.1%를 기록해 재무안정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업의 현금 능력도 크게 나빠졌다. 1개 업체당 평균 71억원의 현금이 감소했다.
한편, 10대 건설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07년 14.6%에서 올해 37.1%로 급증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일제히 해외 사업을 확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건설업체 회생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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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