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일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내부적 완화 조치에 대해 기회비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2년 제17차(9.13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거시정책의 중장기적 방향설정 측면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우리 경기의 저성장추세에 대비해 수요 진작을 위주로 하는 단기적 경기방어 정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한 처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국의 경제가 이미 디레버리징 국면에 진입하고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상당기간 저성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수출이 국내총생산의 절반을 넘는 우리 경제가 내부적 완화 정책만으로 경기기조를 전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장기적인 기회비용도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지나치게 완화적인 금리조정은 불건전한 한계기업조차도 상당기간 잔존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건전한 기업의 경제활동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을 주장했다.
B 금통위원은 "과거 고도성장기 때와 같이 경제성장률의 절대적인 수준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자세를 버리고 국내외 경제여건의 냉철한 분석과 안정적 성장기조 확보에 기반해 현재 경제상황을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은 우리 경제성장률의 둔화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A 금통위원은 "3분기 이후에도 경제성장률은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이너스 GDP갭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 동안 주목해온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현재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C 금통위원은 "경기의 횡보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향후 미약하나마 경기의 상승추세 전환을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B 금통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며 "소비와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내수부문의 활력이 약해진데다 유럽 재정위기와 주요국의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출이 2개월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지난 7월 전망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더욱이 향후 뚜렷한 경기회복 시점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물가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C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대인플레이션이 3% 중반에서 지속되고 있어 이를 낮추려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며 "통화신용정책의 전달과정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주체들의 행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요한 거시변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3%로 고정된 물가목표율이라는 기대의 앵커, 농수산물 등 생활물가와 관련된 품목의 높은 가격변동성 등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특히, 이와 관련해서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물가변동성에 의해서 설명된다면 물가수준을 낮추는 것은 물론 물가의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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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