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브랜드라도 딜러에 따라 수백만원 가격차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거품 및 AS 등은 여전한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수입차 전시장이 몰려 있는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벤츠와 닛산 전시장.(사진 = 김학선 기자) |
K씨가 혼란을 느낀 것은 방문한 전시장마다 제시한 가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강북의 한 BMW 전시장에서는 현금할인 160만원, 할부지원 100만원 등 300만원 가량을 깎아 주겠다고 했지만, 또 다른 전시장에서는 그 절반인 약 150만원의 할인을 제시했다. 차량 인도시기도 한 달 가까이 차이가 났다.
더구나 용산의 한 딜러는 수입사인 BMW코리아가 2013년형 판매가격을 6260만원에서 6200만원으로 60만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격을 기준으로 견적을 제시하기도 했다.
K씨는 “평소 관심을 가져 오던 520d의 견적을 받아 봤더니, 딜러에 따라 가격차이가 커 혼란스럽다”며 “어떤 딜러는 2013년형 견적을 뽑는데, 가격이 높은 기존 모델을 기준으로 견적을 뽑아 생색을 내기도 했다”고 불편을 심기를 드러냈다.
K씨 처럼 수입차를 살 때 가격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산차 딜러들도 자체 마진을 줄여 고객에게 할인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수입차처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BMW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은 도산사거리의 BMW 매장.(사진 = 김학선 기자) |
분당에 사는 L씨(34)는 “강남의 한 벤츠 매장에서 5000만원대의 C클래스 모델에 대해 문의했더니 처음에는 300만원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나중에는 700만원까지 깎아 주더다”며 “딜러와 어떻게 협의를 하느냐에 따라 가격차이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가격구조 때문이다. 앞서 K씨가 견적을 뽑은 BMW 520d의 수입원가는 현재 판매가격(6260만원)의 60% 수준인 3800만원 대로 추정된다.
여기에 관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세금이 붙고, 수입사와 딜러가 마진을 챙기면서 가격이 뛴다.
일반적으로 수입사와 딜러 마진은 각각 10~15% 수준으로, 520d의 경우 1000만원 이상을 수입사와 딜러가 마진으로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차 한대에 대한 마진폭이 크다 보니 가격을 깎아줄 여력이 커지고, 딜러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도 들쭉날쭉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올해 들어 가격을 지속적으로 내리고는 있지만, 아직도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이다”며 “소비자들도 수입차를 구매할 때 이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신차를 팔 때보다 AS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기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수입차 국내 법인들은 딜러들에게 영업권을 줄 때 AS를 겸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MW 등 수입차 브랜드들은 본사가 요구하는 판매대수를 맞추기 위해 출혈경쟁도 불사한다”며 “신차를 팔 때 손해가 나더라도 AS사업에서의 수익이 높아 손익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앞범퍼의 경우 대형세단인 BMW 740i와 벤츠 S500의 교환비용은 각각 162만9300원, 142만7174원으로, 같은급인 현대차 에쿠스 3.8(54만800원)에 비해 2.5~3배 가량 높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준중형급인 BMW 320d(120만9400원)와 벤츠 C200(126만7390원)는 중형차인 쏘나타(27만800원)에 비해서도 4배 이상 비싸다.
수입차 정비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헤드램프와 후드, 프런트도어 등 부품값이 높은데, 일부 수입차는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며 “부품이 없어 AS가 지연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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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