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녀와 '자뻑'개의 뒤바뀐 인생 스토리
[뉴스핌=정경환 기자] '개를 쓰다듬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날이든 좋은 날이다'는 좌우명을 갖고 사는 엘사 왓슨이 글로써 개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소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괴상한 날.
개 공포증을 안고 사는 소심한 인간 여자 제시카는 모든 걸 제멋대로 해석하는 자뻑 유기견 조에를 '우연히' 위기에서 구한다. 공교롭게도 평소 짝사랑하던 훈남 수의사 맥스가 주인을 찾을 때까지 조에를 맡아달라고 하자 그녀는 그만 울며 겨자 먹기로 개를 데리고 동물 병원 문을 나선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둘은 천둥 번개에 감전되어 기절하고, 깨어난 이후 몸이 뒤바뀌었다는 현실에 기막혀 하는데…
'개와 영혼이 뒤바뀐 여자'는 이렇게 개와 인간의 영혼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처럼 '영혼 체인지'를 소재로 삼고 있는 이 소설은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질 수 있는 설정을 강렬한 캐릭터와 웃음이 튀어나오는 대사, 매끄러운 구성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인간세상에 대한 위트있는 풍자와 제시카의 신세 한탄조의 대사들로 웃음이 끊이질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심해서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던 인간 제시카가 서서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며 진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어느 순간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시카와 조에, 전혀 상반된 성격에다 인간과 개라는 상이한 종족인 두 존재가 만나 과연 어떤 조화를 이뤄낼까?
궁금해진다.
엘사 왓슨 지음 | 황금진 옮김 | 레드박스 | 448쪽 |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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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