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그리스가 긴축 시한 연장 요청과 관련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24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유로존 지도부를 만나 구제금융의 대가로 요구됐던 긴축과 관련해 이행 시기를 2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
그러나 독일 총리나 프랑스 대통령 등 누구도 그리스에 좋은 소식을 전할 여지는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23일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총리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미세 조율하기 위해 회동할 예정이지만, 앞서 독일 연정 고위 관계자는 그리스에 대한 양해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몰도바로 떠나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각자 약속한 것을 준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큰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2013년 예산안에서 상당한 긴축 조치를 더함으로써 유로존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역시 좀 더 단호한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오는 24일에 메르켈 총리와 회동한 뒤 25일에 올랑드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을 잡고 있다.
한편, 긴축시한 연장을 둘러싸고 그리스와 유로존 지도부 간에 긴장감이 팽팽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이번 회동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CNBC뉴스가 전했다.
RBC 외환전략 대표 아담 콜은 “회동 결과 그리스의 긴축 조건과 관련해 일종의 합의가 나오긴 하겠지만 그리스가 원하는 만큼의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차원에서는 긴축시한 2년 연장이 논의의 출발점이겠지만 유로존 지도부는 “합의는 없다”라는 입장부터 보일 것이라면서, 양측 주장의 중간 지점쯤에서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 불확실성 산재…그리스 유로존 탈퇴 여전히 염두
또 그리스를 필두로 한 유로존 위기 해결과 관련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도 여전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시장은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ECB가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에 상한선을 둘 것이란 보도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
CNBC는 이 같은 수익률 상한 조치는 비단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차입 비용을 낮춰주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ECB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로 인한 위기 전염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씨티FX 역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 위기전염을 예방하는 것이 유로존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 씨티FX는 당시 보고서에서 “유로존 관계자들 간 일련의 회동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데, 특히 독일이 트로이카의 마지막 그리스 보고서가 나오는 9월 전까지는 긴축 시한 연장 반대 입장에 변화를 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ECB는 그리스 탈퇴 시 위기 확산을 막을 “강력한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다른 위기국들이 그리스처럼 막대한 지원을 받고도 유로존을 탈퇴를 피해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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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