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관광객 노린 '저가형 브랜드숍' 인기
[뉴스핌=백현지 기자] "하루에도 한 번 이상 신촌기차역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섭니다. 주말에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는 매출이 적지 않죠." 서울 지하철 2호선 이대역 근처에서 5년째 악세서리가게를 운영 중인 박모(33세)씨의 말이다.
신촌과 홍대에 밀려 퇴색했던 서울 신촌 이대상권이 중화권 관광객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3시 지하철2호선 이대역 근처에는 명동 만큼 인파가 북적이지 않았지만 10대 여학생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도로변에 줄줄이 늘어선 저가형 화장품 브랜드숍은 가게마다 유리창에 '중국어 가능' 등의 문구를 걸고 고객들을 유혹했다. 한 화장품 가게에선 중국인 직원이 직원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대역에서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신촌 기차역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대상권은 미용실, 카페, 잡화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대 상권은 20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패션 트렌드를 주도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450여개 점포를 보유한 전세계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1999년 이대 걷고싶은 거리에서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 상권은 지난 2008년 '상종가'에 도달한 이후 홍대 등 신흥상권에 밀려 위축됐다.
지난해 말부터 상황은 반전했다. 일본인 관광객을 비롯해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명동과 함께 이대상권이 관광명소로 부상하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최근 부동산114가 조사한 지난 2.4분기 이대상권 빌딩의 ㎡당 임대료(보증금 제외)는 5만 400원으로 전분기대비 0.29% 올랐다. 이대상권 임대료는 지난 2008년 3분기에 7만 10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말부터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33.058㎡ 규모 가로변 1층 상가는 보증금 2~3억원에 월 임대료 400만~7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곳 상권 역시 입지에 따라 업종별 차이는 뚜렷하다. 대로변에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는 저가형 화장품가게와 대형프랜차이즈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저가형 화장품의 대표격인 미샤, 더페이스샵을 비롯해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어퓨, 홀리카홀리카, 스킨푸드 등 대부분의 브랜드숍이 대로변에 밀집했다.
반면 B급지로 분류되는 가로변 상가들은 옛날에 둥지를 튼 보세 의류가게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용훈 부동산114 연구원은 “이대상권은 홍대나 가로수길처럼 추가적으로 확장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상권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명동 다음으로 관광객 수요가 꾸준해 현재 수준에서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