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 진화 방안에 대한 기대로 유로화가 상승했다. 국채시장에서 안전자산이 상승한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가 하락한 것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독일이 ECB의 국채 직접 매입과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은행 면허에 반기를 들면서 유로화 상승폭이 축소됐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36% 상승한 1.2304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2331달러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소폭 상승했다. 유로/엔은 96.1200엔을 기록해 0.29% 상승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강보합을 나타냈다. 달러/엔은 0.06% 소폭 내린 78.13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26% 하락한 82.61을 기록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분데스방크 관계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ECB의 스페인 국채 직접 매입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독일 정치권은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은행 면허에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에 따라 ESM을 통한 주변국 부실은행의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외환시장은 ECB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씨티그룹의 그렉 앤더슨 외환 전략가는 “이번 한 주는 유로화에 악재보다 호재가 더 많다”며 “드라기 총재가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주변국 국채 매입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날 달러화 하락은 연준의 양적완화(QE)에 대한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들은 오는 9월 연준이 3차 QE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해 이번주 회의에서 강력한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NP 파리바의 매리 니콜라 외환 전략가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9월 양적완화 시행에 대해 힌트를 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한 거래의 경우 ECB의 행보에 따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운드화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라 하락 압박을 받았다. 파운드/달러는 0.22% 하락한 1.5675달러에 마감했다.
무디스는 올해 영국 경제가 0.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또 2.5%의 성장률을 회복하기까지 당초 예상보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달 유로화는 글로벌 주요 통화에 대해 3.1% 하락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 엔화는 2.4% 상승했고, 달러화는 보합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