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수도권 전역에서 주택시장이 기를 못펴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인천광역시 주택시장이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인천도시공사가 공급한 구월아시아드 보금자리주택은 사상초유의 인기를 얻은 반면 민간아파트는 전지역에서 저조한 청약실적을 보이며, 민간 아파트 수요 고갈 현상이 지적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인천광역시에서는 11건의 분양이 있었다. 2월 지엘건설이 서구 석남동에 '트윈팰리스'를 분양한 것을 필두로 구도심에서는 7건의 분양이 이뤄졌고, 송도신도시에서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3건과 1건을 분양했다.
청약 성적만 보면 신도시와 구도심의 명암은 명백히 갈렸다. 우선 송도신도시에서 3건의 분양을 추진했던 대우건설은 호조의 분양성적으로 보였다. 3월 청약을 시작한 대우건설의 송도 아트윈푸르지오는 전체 8개 주택형에서 4개 주택형이 순위내 마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6월 분양한 송도 아트윈푸르지오2차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중대형주택형으로만 공급돼 대거 미분양 우려도 나왔던 이 단지는 청약 결과 전체 9개 주택형 중 6개 주택형이 순위내 마감을 기록했으며 14개의 미분양 물량만 남았다.
또 같은 날 분양한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는 전체 13개 주택형이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으며, 대형평형도 좋은 분양 실적을 기록했다.
송도신도시 '터줏대감' 포스코건설은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분양 성적을 거뒀다. 포스코건설이 '아트윈푸르지오'와 같은 날 분양한 '더샵 그린워크2'는 7개 주택형에서 74㎡형과 84.86㎡형 등 2개 주택형만 순위내 청약을 마쳤다.
분양성적을 가른 이유는 아트윈푸르지오가 국제업무단지인 3공구에 위치한 반면 '더샵 그린워크2'가 2공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소한 차이'가 큰 결과 차이를 부른 것으로 지적된다.
구도심지역의 분양 성적은 더욱 저조하다. 오랜만에 인천에 선보인 '래미안'인 부평래미안아이원은 전체 10개 주택형 중 59㎡, 84㎡형은 순조로운 청약을 마쳤다. 하지만 대형평형인 114㎡형은 3개 주택형 모두가 순위내 마감을 하지 못했다.
이수건설이 부평구 십정동에 공급한 '브라운스톤백운'은 1가구가 공급된 60㎡과 84㎡C형만 순위내 청약을 마감했을 뿐 총 87개 공급가구 중 61가구가 미분양으로 넘어갔다.
또 대성산업이 남구 도화동에 공급한 도화대성유니드는 단 3명의 청약자만 청약을 신청했으며, 군소 건설사들이 지은 석남동 트윈팰리스와 작전동 삼성홈타운은 단 한명의 청약자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인천시가 공급한 공공 아파트는 '완판'되는 현상을 보였다. 인천도시공사가 공급한 구월아시아드 보금자리 분양아파트는 소형주택은 A-2, 중형주택은 B-1블록에서 각각 분양된 결과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인천시의 민간 아파트 청약저조 현상은 무엇보다 분양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월아시아드의 경우 3.3㎡당 790만원대의 낮은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부평래미안아이원의 경우 3.3㎡당 1000만원대의 다소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
앞서 인천도시공사가 지난해 10월 공급한 송도웰카운티5단지가 3.3㎡당 12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 청약저축 가입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을 감안해 분양가를 낮춘 게 주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천 지역이 구월아시아드 보금자리주택의 낮은 분양가가 '가이드라인'이 될 경우 민간 아파트 공급 빈곤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올 봄 창립 이후 첫 분양사업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구월아시아드의 분양가는 민간 아파트로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만큼 물량공급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천시가 송도와 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에서 잇단 분양에 나서 사실상 청약예부금 가입자 수요자들의 수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인천지역은 입지 특성상 래미안아이원과 구월 아시아드 등 경기도와 가까운 지역은 경기도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지만 서해바닷가에 위치한 송도 등은 경기도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가 어렵다"면서 "여기에 인천도시공사가 분양한 구월아시아드의 분양가가 크게 부각되면서 민간 아파트가 고분양가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청약 부진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천지역의 민간 아파트는 수요가 사실상 고갈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별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민간 건설사들은 분양을 중단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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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