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소매판매 지표의 부진으로 미 국채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5년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나 추가 부양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미 국채 가격을 끌어올렸다.
안전자산 투자 심리로 인해 독일은 물론이고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국채까지 최저 수익률을 갈아치웠다.
16일(현지시간)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2bp 하락한 1.47%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 역시 2bp 내린 2.55%를 나타냈다.
5년물 국채 수익률은 2bp 떨어진 0.60%를 기록했고, 7년물이 2bp 내린 0.95%를 나타냈다. 5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0.577%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버냉키 의장은 17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 거시경제 전망과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주택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증언할 계획이다.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투자가들은 추가 양적완화(QE)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었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폰드 전략가는 “시장의 예상보다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의 기대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의 연장에서 추가 QE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소매 판매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기대보다 크게 개선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가 0.5% 감소했다. 이에 따라 6월 소매판매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품 판매가 위축됐고, 서비스 판매 역시 줄어들었다. 이는 전문가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판매가 0.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제조업은 예상밖의 호조를 나타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7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7.4를 기록해 전월 2.3은 물론이고 전문가 예상치인 4.0을 크게 웃돌았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제이 뮬러 펀드매니저는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상당히 실망스러웠고, 특히 이날 소매 판매 지표가 성장 우려를 고조시켰다”며 “여기에 유로존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안전자산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에서도 안전자산 ‘사자’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독일 3년물 국채 수익률을 마이너스 영역으로 끌어내렸다.
이날 3년물 독일 국채 수익률은 장중 마이너스 0.022%까지 하락, 사상 최초로 0% 아래로 밀렸다.
2년물 수익률도 1bp 내린 마이너스 0.055%를 기록했다. 장중 수익률은 마이너스 0.06%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2년물 국채 수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0.015%와 0.25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로존 우량국 국채 수익률의 최저치 기록이 속출했다.
프랑스는 40억유로 규모의 84일 만기 국채를 마이너스 0.015%에 발행,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4bp 오른 6.80%에 거래됐고,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 역시 5bp 상승한 6.11%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