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동산 거품 붕괴로 위기에 처한 스페인 은행권이 620억유로(780억달러)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페인 거시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에 대비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21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의 의뢰로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만은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6.5%로 악화되고 주택 가격이 고점 대비 60% 급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고 가정할 때 은행권이 510억~620억유로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컨설팅 업체인 롤랜드 버거 스트래티지 컨설턴트는 은행권이 조달해야 하는 자본 규모가 518억유로인 것으로 제시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 은행권이 경기 악화에 대비해 최소한 370억유로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베렌버그 뱅크의 마르코 트로이아노 애널리스트는 “이번 평가는 은행권 재무건전성을 투명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다”며 “하지만 테스트 결과를 얼마나 실용적으로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은행권 부실 해소를 위해 1000억유로의 외부 자금 지원을 얻어냈으나 이는 다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봉합책일 뿐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주장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지속되는 만큼 은행권 부실 역시 동반 증가할 공산이 크고, 이 경우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도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라 은행권 자본건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자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2개 컨설팅 업체를 고용, 자본 부족분을 평가하도록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