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5조원, 현대차 17조원 확보
[뉴스핌=양창균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미래경영환경에 대비해 곳간에 언제라도 활용할 수 있는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 을 잔뜩 쌓아두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직후 자립적 경영의 재원으로 현금성 자산을 축적했던 지난 2010년말에 비해 상당수 기업들은 지금의 현금 보유고가 더 높다.
기업들의 '곳간'채우기는 유로존 위기가 자칫 글로벌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경우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불황국면에서는 일단 현금확보가 생존의 제1조건이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장진출을 위한 기회가 항상 위기국면끝에 왔다는 경험법칙에 따른 경영전략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재계와 금감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들어 유로존 위기감이 커지면서 주요 대기업의 곳간에 쌓이는 현금도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현금 동원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은 삼성전자였다. 지난 1분기 말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액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고로 나타난 것.
삼성전자는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규모가 25조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에 미치지 못하나 지난 2010년 보다는 3조원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음으로 현금을 소유한 현대차와 비교해도 7조원이상 더 많은 액수다.
이와관련, 삼성전자측은 연결기준에 속한 종속회사 때문에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결기준에서는 종속회사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도 다 고려해서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156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올 1/4분기 종속회사를 뺀 본사기준 삼성전자의 현금규모는 3조 536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차도 연결재무제표시 매년 현금 보유액을 늘려 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 13조6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했던 현대차는 1년 뒤 15조4000억원으로 높였고 올해 들어 17조원대로 끌어 올렸다. 현대차 본사의 현금보유액은 1조 6039억원이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는 현금이 확 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유지시키고 있다. 올 1/4분기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SK(주)의 현금 동원 능력은 9조원으로 조사됐다. SK(주)의 주력계열사인 SK텔레콤의 현금동원능력은 2조5000억원이다.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의 현금 동원능력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떨어졌다.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올 1/4분기 (주)LG의 현금보유액은 5600억원이다. 대신 LG그룹의 주력계열사인 LG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계속 올라갔다.
지난 2010년 2조원의 현금을 보유했던 LG전자는 지난해 5000억원을 쌓으면서 2조5000억원으로 확대했고 올해 추가로 2000억원을 추가하면서 2조7000억원으로 높여놨다.
롯데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도 일정규모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연결재무제표기준 올 1/4분기 롯데쇼핑의 현금액은 1조4000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시 줄었지만 2010년 보다는 2000억원이 더 생긴 것이다.
이처럼 국내 주요그룹과 대기업이 현금자산이 다시 늘어난 배경에는 유로존 위기 우려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올해들어 유로존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파편이 이탈리아와 스페인등지로 확산되면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글로벌 경쟁국면으로 접어든 것에 따른 기업마다의 지속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들어 대기업 위주로 유로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라며 "일부 대기업에서는 부채나 차입을 통해 현금자산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의 내부 유보흐름과 함께 근래 회사채등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또 불요불급의 부동자금을 현금화하는 움직임도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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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